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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의약시장이 바로 창조경제”

입력 | 2013-07-02 03:00:00

■ 바이오시밀러 ‘램시마’ 유럽판매 앞둔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1일 오전 10시 인천 연수구 송도동 셀트리온 본사 로비에선 임직원 1000여 명이 박수로 한 남성을 맞이했다. 함성 속에 등장한 인물은 이 회사 서정진 회장(56·사진)이었다.

셀트리온의 모든 임직원이 매월 첫날 모이는 정기 조회 자리였다. 셀트리온의 항체 바이오시밀러 ‘램시마’(류머티즘 등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의 유럽의약품청(EMA) 판매 승인을 축하하고 기념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꽃다발을 받은 서 회장은 “축하하고 있을 때만은 아니다”라며 “초심으로 돌아가 원점에서 시작한다는 제2의 창업 정신을 가진다면 지금보다 더 큰 성장을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 회장은 “고 박정희 대통령 재임 시 탄생한 산업 이후에 추가로 탄생한 산업이 한국에는 거의 없다”며 “있다고 해봐야 삼성이 구축한 반도체와 정보기술(IT) 산업 정도뿐이며 이마저도 중국이 빠르게 추격해 오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는 노력은 하지 않고 잘살려고만 하는 풍조가 만연해 있고 젊은이들이 사회에 나가기도 전에 패배를 먼저 배우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서 회장은 또 “현 정부가 주창하는 창조경제는 새로운 산업이 한국에서 탄생해야 한다는 절박함이 만들어낸 표현”이라며 “셀트리온은 항체 바이오의약품 시장의 높은 투자비용과 진입 장벽을 뚫고 새로운 미래 먹거리를 창출한 데서 창조경제와 깊은 관계가 있다”고 자평했다.

램시마가 EMA 승인을 받은 데 대한 소회도 밝혔다. 서 회장은 “램시마의 오리지널 의약품인 ‘레미케이드’를 공급하는 얀센도 램시마가 EMA로부터 신청 내용 전부를 허가받을 줄은 전혀 예상치 못했을 것”이라며 “완벽한 제품을 만들었기 때문에 ‘헤비급 세계 챔피언’ 같은 글로벌 제약사와 경쟁할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EMA 승인을 받은 램시마는 30조 원대에 이르는 세계 ‘TNF-α(종양괴사 인자) 억제’ 시장에서 30% 이상 싼 가격을 무기로 오리지널 의약품과 경쟁하게 된다.

서 회장은 공매도 세력에 지쳐 지분을 매각하겠다고 발표한 4월의 심적 고충에 대해 “쓰나미가 몰려왔다”는 표현을 썼다. 그러나 지분 매각 작업이 예정대로 진행되는지 묻자 “그 부분에 대해서는 얘기할 것이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회사 관계자는 “매각 주간사회사인 JP모건과 기초적인 수준의 협의를 진행 중이나 아직 구체적인 것은 없다”고 전했다.

건국대에서 산업공학을 전공한 서 회장은 1983년 삼성전기 입사 후 한국생산성본부를 거쳐 34세 때 대우자동차 임원이 됐다. 외환위기 여파로 1999년 12월 샐러리맨 생활을 마감한 그는 2년간 세계 각국의 바이오 전문가들을 만나 사업성을 검토한 끝에 2002년 2월 셀트리온을 설립했다.

“평범한 샐러리맨이었던 저와 임원 한 명이 11년 전 시작한 회사가 다국적 제약사도 이루지 못한 일을 해냈습니다. 도전정신과 열정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우리 회사의 모델이 젊은이들에게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깨우는 계기가 되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인천=장관석 기자 j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