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 깨고 朴대통령 방중 발언 비난방중전날 단거리 발사체 4발 쏴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1일 박근혜 대통령이 방중 기간(6월 27∼30일) 북한의 핵 포기를 요구한 발언에 대해 “우리의 존엄과 체제, 정책노선에 대한 정면도전이고 용납할 수 없는 중대 도발”이라고 비난했다. 방중 기간에는 침묵하던 북한이 박 대통령이 귀국하자마자 강경 위협 발언을 쏟아낸 것이다.
북한이 문제 삼은 내용은 지난달 29일 박 대통령이 칭화(淸華)대에서 “북한이 핵을 버리고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이 되는 변화의 길로 들어선다면 적극 도울 것”이라고 한 연설이다. 조평통은 “외세의 힘을 빌려 우리를 무장해제시키고 체제를 변화시켜 보겠다는 것은 허망하기 그지없는 개꿈”이라며 “우리의 핵은 어떤 경우에도 협상의 거래물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의 방중 하루 전날인 지난달 26일 북한은 동해안 북동쪽 방향으로 300mm 신형 방사포로 추정되는 단거리 발사체 네 발을 발사한 것으로 1일 확인됐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5월에 사흘간 연속으로 발사한 여섯 발의 단거리 발사체와 유사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발사체의 종류, 의도 등을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중 정상이 채택한 미래비전 공동성명에는 “한국 측은 어떤 상황에서도 북한의 핵 보유를 용인할 수 없음을 분명히 했다”고만 돼 있어 박 대통령의 발언이 시 주석과 합의된 것인지 의문이 제기됐다. 정부의 다른 관계자는 “북한을 고려할 수밖에 없는 중국 처지를 감안해 공동성명 대신에 박 대통령의 회견 발언으로 ‘북핵 불용’의 중국 의견을 나타낸 것”이라고 했다.
윤완준·손영일 기자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