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네, 뱃놀이. 1874년
파리 서북쪽 센 강변의 아르장퇴유에서 뱃놀이를 즐기는 젊은 남녀의 모습을 그린 이 그림은 마네가 현대적인 그림의 시조(始祖)라는 정보를 알려주는 증거물이다.
마네는 뱃놀이하는 남녀를 위에서 내려다보는 구도를 선택했다. 관객이 그 장소에 있는 것과 같은 생생한 현장감을 강조하기 위해서였다. 아카데미 화가들처럼 팔레트에서 물감을 섞어 중간색을 만들어 꼼꼼하게 색칠하지 않고 강렬한 원색을 골라 빠르고 거칠게 붓질했다(일렁이는 푸른색 강물과 남녀의 옷을 표현한 붓 터치를 살펴보라).
‘역사 속의 인물을 되살려 낸다고? 웃기는 소리야. …진실은 하나뿐이야. 눈에 보이는 대로 그리는 거야. 그것만이 진실이거든. 사실대로 그리지 못했다고? 그럼 다시 시작해야지. 그렇지 않은 그림은 모두 엉터리야. …같은 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의 영혼을 표현하는 것만이 나의 관심사야. 그것이 없다면 그림은 아무 것도 아니라고.’
마네는 동시대인들의 삶과 분리된 그림 속 세계를 통합한 업적을 남겼다. 그것이 그가 현대적인 그림의 창시자가 된 비결이었다.
이명옥 한국사립미술관 협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