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 자라 쫄깃쫄깃한 식감 일품오징어회-물회로 먹어야 제 맛
오징어는 다양한 음식의 재료로 이용되지만 끓는 물에 살짝 데치거나 회로 초고추장을 찍어 먹는 맛이 일품이다. 동아일보DB
○ 볶고 데치고 튀기고…요리법 무궁무진
지난달 30일 오후 강원 속초시 대포항 난전은 싱싱한 횟감을 사려는 관광객들로 북적였다. 이곳에서 오징어는 꾸준한 인기품목이다. 최근 오징어가 많이 잡히지 않은 탓에 산오징어 가격은 1만 원에 두 마리 정도로 비싼 편이었다.
요즘의 오징어는 일종의 햇음식이다. 겨울 이후 싱싱한 오징어회를 맛보지 못했던 미식가들에게 군침이 도는 시기다. 7월의 오징어는 다 자란 오징어에 비해 크기가 5∼10cm 작지만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한 식감은 훨씬 뛰어나다. 쇠고기로 치면 송아지고기를 먹는 것 같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요즘 오징어는 회나 물회로 먹어야 부드러운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물론 오징어 데침은 어른들 술안주로 좋고 마른오징어와 튀김은 어린이 간식으로 제격이다. 여기에다 볶음, 찜, 무침, 젓갈로도 맛이 뛰어나고 짬뽕, 해물전, 불고기, 순대, 덮밥 등의 재료로도 사용된다. 속초시 관광안내소에 근무하는 김은주 씨는 “비릿한 맛이 싫어 다른 생선회는 잘 못 먹는 편인데 오징어는 비릿함이 적고 부드러워 매우 좋아하는 편”이라며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도 오징어회를 추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 맛도 좋고 영양도 만점
오징어는 우리 국민에게 매우 친숙한 수산물이다. 농림수산식품통계연보에 따르면 2011년 오징어 어획량은 17만1613t으로 멸치류 29만여 t을 제외하면 가장 많이 잡혔다. 고등어 13만8729t보다도 23.7%나 많다. 흔하기 때문에 저평가되는 경향이 있지만 몸에 좋은 성분을 다량 함유하고 있다. 특히 피로 해소 효과가 있는 타우린이 100g당 300mg 이상 함유돼 있다. 마른오징어 표면에 묻어있는 흰 가루가 바로 타우린이다. 또 치매를 예방하거나 두뇌 발달에 도움을 주는 DHA, EPS 성분이 포함돼 있다. 오징어뼈는 예부터 가루로 만들어 먹으면 소화기질환이나 지혈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강원 강릉시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최만집 씨(52)는 “동해안에 오셔서 회를 드시는 분들에게 갓 잡아 올린 오징어는 기본적으로 맛보아야 할 횟감”이라며 “오징어가 많이 잡혀 가격이 쌀 때는 서비스로 제공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속초=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