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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지금 그 섬에선] 인천 덕적도

입력 | 2013-07-02 03:00:00

하이킹-백사장-간재미 무침 ‘덕적 三樂’




① 덕적도 도우 나루터 인근 자전거 전용 도로에서 관광객들이 하이킹에 나서고 있다. ② 관광객이 몰리는 피서철에는 주민들이 썰물 때 쳐놓은 그물에 걸린 고기를 맨손으로 잡는 이벤트를 연다. ③ 이 섬에서는 사계절 내내 잡히는 간재미로 만드는 간재미 무침이 별미로 꼽힌다. 옹진군청 제공

지난달 22일 오전 11시 반경 인천 옹진군 덕적도 도우 나루터. 70인승 여객선 ‘현대아일랜드호’에서 헬멧을 쓴 채 자전거를 어깨에 둘러멘 40, 50대 승객 20여 명이 내렸다. 이 배는 이날 오전 7시 서울 여의도 나루터를 출발해 경인아라뱃길을 거쳐 덕적도에 도착했다. 서울 은평구에서 왔다는 김윤석 씨(42)는 “휴일에 맑은 공기와 함께 바다 풍경을 즐기며 자전거를 타기 위해 찾는다”며 “당일치기 자전거 하이킹 코스로는 그만”이라고 말했다. 김 씨는 자전거 하이킹을 한 뒤 오후 3시 반 출발하는 배를 타고 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이성림 덕적면장(53)은 “요즘 주말에는 하루 3000여 명이 섬으로 들어온다”며 “관광객 80% 이상이 자전거 하이킹과 산행을 즐긴다”고 귀띔했다.

기자도 마을청년회에서 운영하는 대여점에서 1만2000원을 주고 전기자전거를 빌려 24km에 이르는 하이킹 도로를 달리기 시작했다. 도우 나루터에서 서포리 해변을 지나 우포 경로당까지 조성된 일반 코스(12km)는 완만했다. 이어 꾸불꾸불한 도로가 이어지는 산악자전거 코스(3.2km)는 경사가 심해 기자는 전기의 힘을 빌렸다. 일반 자전거였다면 내려서 끌고 가야 했을 정도였다. 하지만 서울서 온 대부분의 자전거 동호인들은 단단한 허벅지를 자랑하듯 페달을 밟아 오르막 내리막을 즐겼다.

이개 해변을 지나 중급 코스(7km)에선 다시 페달에 발을 얹었다. 회룡쉼터를 지나며 나타난 해변경관 코스(2.2km)에서 탁 트인 바다를 감상할 수 있어 콧노래가 절로 나왔다. 섬을 일주하는 데 1시간 정도 걸렸다.

점심은 도우 나루터 인근 여수횟집에서 장어탕(4인 기준 3만 원)을 먹었다. 섬 주변에서 잡히는 붕장어를 먹기 좋은 크기로 뼈째 썬 뒤 된장과 고추장을 넣고 끓여 비린내가 전혀 나지 않았다.

덕적도의 명소는 1977년 국내 최초로 국민관광지로 지정된 서포리 해변. 선착장에서 차로 10분 거리인 서포리 해변은 길이 3km, 폭 300m 규모의 백사장을 수령 200∼300년 넘은 해송 600여 그루가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다. 또 백사장 곳곳에 푸른 잔디가 깔려 있는 점이 일반 해수욕장과 다르다. 이 면장은 “섬에 외국인도 자주 들어오는데 서포리 해변을 ‘한국의 마이애미’로 부를 정도”라고 말했다.

서포리 해변에선 싱싱한 회를 맛볼 수 있다. 이곳엔 어선 20여 척이 매일 조업을 나가 우럭 광어 등을 잡는다. 자연산 우럭과 광어 모듬회(6만 원)를 주문하면 간재미 회무침이 덤으로 나온다. 덤으로 나오지만 간재미는 덕적도의 명물로 꼽힌다. 식초와 고춧가루, 마늘 등의 양념장과 미나리, 오이 등을 넣어 함께 버무려 먹으면 일품이다. 올레식당을 운영하는 윤인자 사장(49)은 “간재미는 회나 매운탕 말고도 사나흘 말린 뒤 아무런 양념 없이 찌면 색다른 맛이 난다”고 말했다.

덕적도=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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