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명확한 포맷에 시청자 외면
5월 12일 방송된 SBS ‘맨발의 친구들’ 인도네시아편. 탤런트 윤시윤이 청과물시장에서 과일 40kg을 지고 나르는 ‘겐동’이라는 직업을 체험하고 있다. SBS 제공
MBC 예능 프로그램 ‘파이널 어드벤처’(금요일 오후 10시)와 SBS ‘맨발의 친구들’(일요일 오후 4시 55분) 얘기다. 출연자들은 생고생하며 땀을 뻘뻘 흘리지만 시청률은 바닥이다. 지난달 28일 방송된 ‘파이널 어드벤처’와 30일 방송된 ‘맨발의 친구들’의 시청률은 각각 2.6%와 4.8%(닐슨코리아 전국 시청률 기준).
열심히 구르고 뛰는데도 시청률이 지지부진한 이유는 출연자들의 ‘땀’에 시청자가 공감할 만한 요소가 없기 때문이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를 돌며 인력거를 끌거나 시장에서 음식을 팔아 자급자족한다는 콘셉트로 시작한 ‘맨발의 친구들’. 시청자들의 반응이 냉담하자 지난달 해외 촬영을 중단하고 국내 촬영으로 방향을 선회했지만 여전히 갈피도, 시청률도 못 잡고 있다.
반면 같은 생고생 예능이지만 달디 단 열매를 맛보는 프로그램도 있다. 극한의 오지에서 인간의 생존을 다룬 SBS ‘정글의 법칙’(금요일 오후 10시)과 리얼한 군대 체험을 그린 MBC ‘일밤-진짜 사나이’(일요일 오후 4시 55분)는 시청률이 14.5%와 14.6%로 동시간대 1위를 달린다.
전문가들은 생고생 예능이 성공하려면 출연자들 사이에 ‘화학작용’이 있어야 하고, 포맷과 캐릭터의 조화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파이널 어드벤처’의 경우 레이스 과정에만 치중해 “지루하다”는 평 일색이다. ‘정글의 법칙’의 김병만처럼 중심을 잡아주는 인물도 없다. 포맷에만 집중하다 등장인물에서 뽑아낼 수 있는 재미를 놓쳤다는 지적이다.
반대로 ‘맨발의 친구들’은 강호동을 비롯해 슈퍼주니어의 은혁, SS501의 김현중, 애프터스쿨의 유이 등 ‘인물’을 앞세웠지만 명확한 포맷 없이 갈피를 못 잡고 헤맨다. 국내 촬영으로 급히 노선을 변경한 이후 시청자 게시판에는 “과거 ‘패밀리가 떴다’와 ‘1박 2일’이 섞인 아류작이다”라는 비판 글이 올라온다.
최고야 기자 bes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