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록 공개 놓고 찬반 엇갈려 “태생-색깔 달라 ‘동업’ 어려울 것”
친노(친노무현) 진영의 분화(分化)?
2007년 남북 정상회담 회의록 공개 문제를 놓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었던 민주당 문재인 의원과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각기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문 의원은 지난달 30일 “노 전 대통령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포기 발언 확인 시 정계 은퇴”라는 초강수 카드를 꺼내들고 국가기록원에 보관돼 있는 대화록 원본 공개를 제안했다. 그러나 바로 다음 날인 1일 안 지사는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민은 대통령기록물의 공개와 전임 대통령을 현재의 정쟁(政爭)에 끌어들여 공격하는 일에 대해 옳지 않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공개에 반대했다.
안 지사는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처럼 노 전 대통령의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으로 인연을 맺었다. 2002년 대선 때 후보 캠프에서 자금 등 궂은일을 도맡아하면서 정작 노 전 대통령 재임 때는 불법 대선자금 등에 연루돼 노 전 대통령의 곁을 떠나 있었다. 반면 문 의원은 노 전 대통령의 부산 인맥 좌장 격으로, 노무현 정부 내내 청와대 참모로서 지근거리에 있었다.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대선후보였던 문 의원은 ‘부산 친노’ 중심의 선거를 치렀고, 안 지사는 대선 내내 문 의원과 일정 거리를 유지하면서 오히려 문 의원을 위협하는 무소속 후보였던 안철수 의원과 회동해 눈길을 끌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문제가 대선 이슈로 떠올랐을 때는 재협상을 요구하는 문 의원과 달리 안 지사는 “노무현 정부의 협상은 잘됐지만 이명박 정부의 재협상으로 나빠졌으니 비준에 반대한다는 것은 논리적 모순”이라며 한미 FTA 비준 반대론자들을 공박하기도 했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