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 윤석영 등 국가대표선수들이 온라인 상에서 논란을 빚고 있는 가운데 포항 황선홍 감독이 선수들이 어리석은 행동을 자제해야한다며 일침을 가했다. 스포츠동아 DB
■ SNS 논란…황선홍이 후배들에게 보내는 메시지
축구대표팀의 온라인이 뜨겁다. 일부 대표 선수들이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트위터나 페이스북 같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오해 살만한 글을 남기면서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그동안 꾸준히 제기돼 왔던 대표팀 내 불화설이 수면 위로 올라오는 것 아니냐는 걱정 어린 시선도 제기되고 있다.
“무슨 이득있나…공인은 스스로 컨트롤 해야”
기성용 SNS 오해 관련 트위터 등 모두 삭제
● 선수는 실력으로 모든 걸 입증해야
스포츠동아는 1년6개월간 대표팀 사령탑을 맡았던 전북 현대 최강희 감독의 인터뷰(3일자 1면· 기성용 트윗질 비겁하다-전북 복귀 최강희 감독의 솔직한 돌직구)를 실었다. 최 감독과 기성용(스완지시티) 사이에서 벌어졌던 트위터 논란을 사실 그대로 보도했다. 그런데 3일 기성용과 윤석영(퀸즈파크레인저스)이 거친 반응을 보이면서 논란이 증폭됐다.
사건의 시작은 이렇다. 기성용은 6월1일 트위터를 통해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남겼다. 그는 “리더는 묵직해야한다. 안아줄 수 있어야 한다. 모든 사람을 적으로 만드는 건 리더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기성용은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 마지막 3연전을 앞둔 대표팀엔트리에서 빠졌다. 허벅지 부상이었다. 그러나 최 감독에게 불만을 품었다는 소문이 확산됐다. 기성용은 논란이 커지자 교회 설교의 일부였다고 해명했다. 최 감독도 이런 논란을 알고 있었다. 그는 “자기표현이 확실한 선수가 돼라”면서 “뉘앙스를 풍겨서 논란이 될 짓은 하면 안 된다. 그런 짓은 비겁하다”고 말했다.
논란의 중심에 섰던 기성용이 3일 팬 카페에 글을 남겼다. 그는 “트위터나 페이스북을 다 삭제했다. 여러분과 소통하며 소소한 즐거움을 누리고 모든 것을 표현하고 싶었지만 오해를 샀다. 하고 싶은 말을 전달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트위터 상의 논란을 피하겠다는 의도였다. 그런데 이번에는 윤석영이 튀어나왔다. 그는 트위터를 통해 “2002월드컵 4강과 2012올림픽 동메달 주역 수비수들의 혈액형이 모두 O형이다. 박지성도 O형이다”고 반응했다. 수비수는 B형 선수가 낫지 않겠냐는 최 감독의 우스갯소리를 거칠게 받아들인 것이다.
SNS는 양 날의 검이다. 팬들과 직접 소통하며 자신의 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다. 반면 글을 통해 오해를 사 자신의 경력에 큰 오점을 남길 수도 있다. 대표 선수들은 모범이 되어야 할 공인이다.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 때문에 항상 바른 자세를 취해야 한다. 소모적인 논쟁을 삼가고 축구로 모든 것을 보여주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 더 이상 논란을 일으켜서는 안 된다.
전주|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트위터 @sangjun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