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배구 우리카드 훈련장 가보니
프로배구 우리카드의 강만수 감독(왼쪽)과 레프트 신으뜸(가운데) 등 선수들이 경기 부천 소사중학교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부천=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프로배구 우리카드 선수단에게 최근 일주일은 악몽 같은 시간이었다. 지난 시즌 러시앤캐시로부터 네이밍 스폰서를 받았던 우리카드는 3월 우리금융지주에 인수됐다. 3년 만에 주인을 찾았다는 기쁨도 잠시. 우리금융지주가 지난달 18일 인수를 재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 선수단은 충격에 휩싸였다. 자칫 배구단이 해체될 위기에 처한 것이다. 2010년 입단한 민경환은 당시를 회상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훈련은 했지만 정신은 딴 곳에 있었죠. 일주일 동안 선수단에 웃는 선수가 없었어요. 쉬는 시간에 선수들이 모이면 ‘이제 우리 뭐 먹고 살까?’라는 이야기만 했어요.”
다행히 지난달 26일 우리카드가 배구단 인수를 최종 결정했다. 당시 한국배구연맹 사무실에서 9시간 넘게 소식을 기다리던 강만수 감독은 “거의 포기했었는데 최종 인수 소식을 듣고 눈물이 나올 정도로 기뻤다”고 말했다.
상황이 다른 구단보다 좋은 것은 아니지만 이제 선수들은 걱정 대신 희망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우리카드는 20일부터 열리는 컵대회에 참가해 팀 사상 첫 우승을 노리고 있다. 2012년 V리그 신인상을 받은 최홍석은 “이제 다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성적으로 팬들에게 보답하고 싶다”고 말했다. 오후 내내 내리던 비는 훈련이 끝날 즈음 그쳐 하늘엔 살짝 햇살이 비쳤다. 비가 내린 끝에 햇살이 비치기 시작한 우리카드 선수단처럼 말이다.
부천=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