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100인 대표작 삽화없이 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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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손자는 커서 동화작가가 됐다. 자신이 발표한 동화를 읽어 드릴 때 기뻐하시던 조부모의 모습이 선하다고 작가는 회고한다. 이제 손자는 할아버지가 됐지만, 이야기 사랑은 여전하다. “백내장, 늑막염, 담석, 위암은 그림자처럼 나를 따라다녔다. 나는 병마와 싸우면서도 동화를 생각하고 글을 썼다. 동화를 쓰지 않았다면 나는 벌써 저승에 갔을 것이다.”
출판사 지식을만드는지식과 한국아동문학연구센터가 함께 만든 ‘한국동화문학선집’(사진)이 총 100권으로 출간됐다. 이준연, 윤수천을 비롯한 생존 작가 83명과 방정환, 강소천, 현덕을 비롯한 작고 작가 17명의 대표작들을 골라 한 권씩의 책으로 묶은 것이다. 100권의 선집 속에 들어간 작품은 총 1246편. 200자 원고지로 치면 4만 장이 넘는다.
동화에 으레 들어가는 삽화가 없는 것도 특징이다. 동화 역시 다른 문학작품과 같이 텍스트만으로 완결성을 갖는다는 것을 보여 주겠다는 의도에서다. 김용희 기획위원은 “동화가 ‘어린이를 위한 문학’이라는 특수한 시각, 협소한 개념에서 탈피해 ‘동심의 문학’이란 보편적인 개념으로 이미 확대됐다”며 “선집 발간은 아동문학의 학문적 위상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