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서비스업 1단계 육성대책 발표 “해봤자 싸움만 나고 국회통과 어려워” 영리병원-외국학교 유치 논의 미뤄서비스기업에 제조업 수준 세제 혜택
“우리도 해보고는 싶었지. 근데 해봤자 만날 시끄럽게 싸움만 나고…. 국회 가서 지금까지 (통과)된 적이 없어.”
정부가 ‘서비스산업 1단계 대책’을 발표한 4일 기획재정부의 한 고위 당국자는 “알맹이가 빠진 것 같다”는 지적에 이같이 답했다.
이번 대책은 박근혜정부의 첫 서비스산업 육성 대책으로 교육과 의료 등 고부가가치 서비스업에 대한 현 정부의 기본적인 인식을 가늠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발표 전부터 큰 관심을 모았다. ‘서비스업 규제 완화’를 외치며 대책만 수십 차례 냈던 이명박정부도 정작 서비스업 발전을 가로막는 ‘대못’을 뽑는 데는 실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날 정부가 관계 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내용에는 그동안 서비스업 발전을 위해 시급한 과제로 거론됐던 굵직한 사안들이 모두 빠졌다.
심지어 융·복합 규제 완화의 사례로 대통령이 추진하라고 지시했던 ‘원격진료 허용’마저 포함되지 않았다. 정부 당국자는 “원격진료를 허용하려면 현행 의료법을 고쳐야 한다. 그런데 ‘의료법에 손을 대야 한다’고 말하는 순간 국회에서 통과될 확률은 ‘제로’가 된다”고 털어놨다.
특정 부문을 성역화하는 한국 사회의 ‘이념적 도그마(독단적 신념)’가 관료들의 패배주의를 낳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날 기재부와 미래창조과학부, 문화체육관광부는 서울 수출입은행에서 현오석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주재로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서비스산업 1단계 대책’을 발표했다. 고용창출투자 세액 공제 등 세제 혜택을 받는 서비스 업종을 확대하고 서비스 기업의 공공요금 부담을 제조업체와 비슷한 수준으로 맞추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현 부총리는 “서비스 산업의 발전은 우리 경제의 명운(命運)과 관계가 있다”며 “단발성 대책이 아닌 중장기 시계를 가지고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2단계 대책’의 주제와 발표 시기는 아직 정하지 못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