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종구 스포츠부 차장
이후 최강희 당시 대표팀 감독(현 전북)은 6월 열릴 레바논과 우즈베키스탄, 이란 3연전을 준비하며 깊은 고민에 빠졌다. 기성용이 미드필더로 좋은 기량을 갖추고 있었지만 뽑을 경우 또다시 대표팀이 ‘결혼 분위기’로 갈 것 같았다. 구자철과 기성용 모두 최종예선이 끝난 뒤 결혼식을 잡았기 때문이다. 혈전을 벌여야 할 선수들이 결혼 분위기에 휩쓸리면 자칫 본선 티켓 획득이 어렵다는 협회 안팎의 의견도 있었다.
이런 가운데 구자철은 물론이고 기성용까지 부상으로 소속팀에서 출전하지 못하는 일이 벌어졌다. 최 감독은 “소속팀에서 뛰지 못한 선수는 도움이 안 된다”는 이유로 둘 모두 선발하지 않았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결혼 및 연애설만 가지고 기성용을 뽑지 않은 게 아니다. 그동안 기성용이 대표팀에서 한 행동들이 누적돼 팀워크에 좋지 않다는 판단을 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24세로 최근 한혜진과 결혼한 기성용에 대해 자신만 생각하는 과도한 이기주의에 빠져 있다고 지적한다. 축구는 아무리 잘해도 혼자 하는 게 아니라 11명이 하나가 돼야 한다. 기성용은 신임 홍명보 감독이 2012년 런던 올림픽 동메달 획득 때 강조한 “모두를 위한 하나, 하나를 위한 모두”를 벌써 잊은 듯하다. 홍 감독은 팀플레이를 해치는 선수는 중용하지 않는다. 기성용이 내년 브라질에 가고 싶다면 꼭 명심해야 할 사실이다.
양종구 스포츠부 차장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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