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수 감독. 스포츠동아DB
“(정)근우가 살아났더니 (최)정이가 좀 안 좋네요. 그래도 믿습니다. 워낙 좋은 타자들이잖아요.”(SK 이만수 감독)
정근우(31)와 최정(26)은 SK의 핵심타자다. 단골 국가대표일 정도로 빼어난 실력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정근우는 올 시즌 스타트가 좋지 않았다. 2할대 초반의 타율을 기록하며 지독한 슬럼프를 겪었다. 부상이 겹치면서 2군행 버스를 타기도 했다.
그래도 클래스가 있는 선수는 역시 달랐다. 지난달 18일 2군에서 1군으로 돌아온 뒤 맹타를 휘두르며 타율을 2할8푼까지 끌어올렸다. 쉬운 일은 아니었다. 정근우는 “너무 안 좋았으니까 이제 올라올 때도 됐다”며 대수롭지 않게 말했지만, 부진 탈출을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구슬땀을 흘렸다.
그런데 정근우가 살아나니 시즌 초반 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타자였던 최정이 주춤하고 있다. 최정은 여전히 타율 0.332, 16홈런, 49타점(5일까지)의 호성적을 기록 중이지만 6월 중순 이후 타격감이 다소 떨어졌다. 홈런은 6월 15일 KIA전 이후 나오지 않고 있고, 타점은 6경기째 ‘49’에서 멈춰있다. 이 감독은 “테이크백이 조금 커졌다. 뒤가 크면 앞에서 공을 때려내지 못하는데 그러다보니 타구가 드라이브성으로 꺾여 뻗지 못하고 있다”라고 타격감 하락의 이유를 설명했다.
그래도 걱정은 하지 않는다. 이 감독은 “(최)정이는 옆에서 ‘좋다’고 해도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성에 차지 않는 스타일”이라며 “자신이 만족하는 안타를 쳐낼 때까지 고민하는 선수다. 지금 약간 페이스가 떨어졌지만 걱정하지 않는다. 레벨이 있는 타자이기 때문에 다시 원래 자리를 되찾을 것”이라고 믿음을 보냈다.
대전|홍재현 기자 hong9272@donga.com 트위터 @hong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