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中전문가들의 朴대통령 방중 평가
조 교수는 “중국 지도부와 과거 한국 대통령 사이에는 ‘신뢰’라고 부를 만한 관계 구축이 없었다”며 “박 대통령의 서울프로세스, 시 주석의 신형대국관계에서 보듯 양측이 주변국 및 강대국 외교에 대한 명확한 방향성을 갖고 있고 이 같은 점이 서로를 이해하고 신뢰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그는 박 대통령이 역대 어느 한국 지도자보다 중국을 이해하려 노력하고 문화와 전통을 존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는 점에 큰 점수를 줬다. 조 교수는 “박 대통령이 이렇게 먼저 다가섬에 따라 중-한 관계가 지도자 간 우의와 믿음에 기초해 대전환점을 맞을 수 있는 기초를 닦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장기적으로 중한 관계가 질적 변화를 가져오기 위해서는 한미 동맹에 대한 개념 정립 등 미국과의 관계를 어떻게 풀어 가느냐가 핵심 변수”라고 주장했다.
한편 5일 베이징(北京) 차오양(朝陽) 구 메리엇호텔에서 열린 ‘한중 관계 발전 좌담회’에 참석한 전문가들도 조 교수와 비슷한 견해를 내놓았다. 한반도 전문가인 장롄구이(張璉괴) 중앙당교 교수는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한중 양국의 공감대가 커졌다”며 “북한이 최근 대화 공세에 나서고 있지만 진정으로 핵을 포기할 의사가 없는 만큼 중국을 포함한 국제사회가 더 큰 압력을 행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치바오량(戚保良) 현대국제관계연구원 조선반도연구실 주임은 “북핵 문제와 관련해 양국 공동성명에 표현된 것보다 양국 정상이 논의 중 얻은 공통인식이 훨씬 많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퍄오광지(朴光姬) 중국사회과학원 연구원은 “한중 관계는 중국과 주변 지역 관계의 모범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베이징=고기정 특파원 k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