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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기업들 “물꼬 터졌다” 반색

입력 | 2013-07-08 03:00:00


남북 정부가 10일 개성공단 설비를 점검하기 위한 기업인들의 방북을 허용하고 후속 회담을 갖기로 합의한 데 대해 개성공단 입주 기업인들은 “이제야 공단 가동 재개를 위한 물꼬를 텄다”며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그러나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해선 무엇보다 재발 방지 약속이 최우선이라는 신중한 의견을 내비쳤다.

한재권 개성공단기업협회장은 7일 회담 결과에 대해 “반가운 소식”이라며 “정부와 협의해 이른 시일 내에 방북을 신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개성공단 통행이 차단된 지 96일 만인 7일 북한이 원부자재 및 완제품, 설비 반출을 허용하기로 했지만 섬유업종 기업들의 제품은 이미 계절이 지나 제값을 받기 어렵고, 정밀기계업종은 원료나 부품이 손상됐을 가능성이 크다. 유동성 위기에 처한 기업들이 다른 곳에 투자처를 마련하기 어려워 설비를 반출할 가능성도 적은 상황이다.

입주 기업들은 10일 열릴 후속 회담의 가장 중요한 안건으로 북측의 재발 방지 약속을 꼽았다. 김학권 개성공단 정상화촉구 비상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은 “납기를 맞추지 못해 국내외 바이어가 거의 다 떠났다”며 “정치·군사적 갈등에 개성공단이 다시는 휘둘리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 없이는 누구도 개성공단에 제품을 주문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개성공단 가동이 재개되더라도 정상화에는 상당한 기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정기섭 비대위 기획분과위원장은 “섬유업종은 빠르면 2, 3주 내에 정상 가동이 가능하겠지만 바이어가 떠나버린 상황에서 가동률을 정상으로 끌어올리는 데는 오랜 시일이 걸릴 것”이라며 “기계업종은 이미 설비가 망가져 교체 기간과 비용이 상당히 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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