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집도 작은 여 승무원이 눈물을 흘리며 승객을 등에 업고 사방으로 뛰어다녔다. 울고 있었지만 너무나 침착했다."
18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아시아나항공 OZ214편(기종 B777-200ER) 착륙 사고. 생사의 갈림길에서 객실 승무원 5명이 몸을 사리지 않고 헌신적으로 승객을 대피시킨 것이 밝혀져 영웅으로 떠오르고 있다.
8일 아시아나항공에 따르면 사고 항공기에는 객실 승무원이 태국인 2명을 포함한 12명 있었다. 승무원들 가운데 7명은 사고로 실신했으며 나머지 5명은 정신을 차리고 승객들의 탈출을 이끌었다.
그중 가장 주목받은 이는 이윤혜 캐빈 매니저. 이 매니저는 사고가 발생한 지난 7일 4명의 다른 승무원과 함께 탑승객 300여명과 정신을 잃은 승무원 7명 등을 모두 탈출시킨 후 불길에 휩싸이기 직전 마지막으로 기내에서 빠져 나왔다.
항공기가 불에 타 완전히 파손된 대형 사고였지만 이들의 노력 덕분에 사망자를 2명으로 줄일 수 있었다.
특히 이 매니저는 당시 꼬리뼈가 부서지는 부상을 당했음에도 끝까지 사고현장을 지켰다. 현지 의료진의 권유로 치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매니저는 부상에 대해 "탈출하는 과정에서는 전혀 몰랐다"면서 "나중에 병원에서 꼬리뼈가 부러졌다고 했다"고 전했다.
그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 매니저가 승객들을 먼저 생각하고 그들의 안전이 확보될 때까지 기내에 머무르는 등 놀라운 일을 해냈다"고 강조했다.
한 승객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이 매니저는 부상을 입고 비행기를 떠나면서도 승객 주변에 머물러 있다 의료진의 계속되는 권유로 마지못해 병원으로 향했다고 전했다.
당시 현장에 있던 탑승객 유진 앤서니 나 씨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한 여승무원의 활약을 상세히 소개하며 '영웅'이라고 치켜세웠다.
나 씨는 "그 여 승무원은 작은 몸집으로 승객들을 등에 업고 사방으로 뛰어다녔습니다. 눈물을 흘리고 있었지만 매우 침착했습니다"라고 말했다.
에드윈 리 샌프란시스코 시장은 이날 뉴스브리핑에서 사고 상황에 비해 사상자 수가 적은 것과 관련 "운도 좋았지만 이렇게 생존자가 많은 것이 믿기지 않는다"며 승무원들과 승객들의 침착한 대응이 추가적인 불행을 막을 수 있었음을 시사했다.
미국 CNN 또한 '충실히 교육받은' 승무원과, 사고가 났을 때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고 있는 승객들의 공이 컸다고 보도했다.
1995년 3월 아시아나항공에 입사한 이 매니저는 경력 19년차로 현재 캐빈서비스 2팀에 소속돼 있다. 2003년 회사창립 기념일 우수 승무원 등 그동안 사내 수상경력이 14회에 이른다. 1월 25일 비상탈출 훈련을 받았다.
한편, 윤영두 아시아나 사장은 이날 오후 서울 강서구 오쇠동 본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조종사의 조종미숙 가능성이 사고 원인으로 제기된 것과 관련해 "그런 추측은 용납할 수 없고 사실과 다르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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