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쾌… 섬뜩… 놀이공원인가 전시장인가
자신이 만든 캐릭터 ‘미스 코코’ 조각(1997년) 앞에 선 무라카미 다카시 씨. 플라토미술관 제공
서울 중구 태평로 플라토미술관에서 4일 개막한 ‘무라카미 다카시의 수퍼플랫 원더랜드’전에는 일본 특유의 기괴함과 귀여움의 정서가 뒤엉켜있다. ‘아시아 팝아트’로 서구 미술계에 당당히 존재감을 과시한 무라카미 다카시 씨(51)의 미니 회고전으로 ‘미스터 도브’ ‘미스 코코’ 등 대표적 캐릭터와 꽃을 테마로 한 회화 조각 사진 영상 등 39점을 선보였다. 안소연 부관장은 “비서구권에서 예외적으로 정상의 위치에 선 작가”라며 “슈퍼플랫이란 개념으로 펼친 독특한 평면성, 만화적 상상력, 노골적 성의식을 세계 미술에 대응할 무기로 삼았다”고 소개했다.
대학에서 일본화를 전공한 그는 한 가지에 몰두하는 오타쿠로 상징되는 하위문화의 특징을 전통미술과 결합하는 동시에 동양과 서양, 고급과 저급 문화를 가로지른 명민한 선택으로 자신만의 입지를 구축했다. 2002년 고가품 브랜드 루이뷔통과의 협업으로 유명해졌고 2008년 소더비 경매에서 ‘마이 론섬 카우보이’란 조각이 약 1500만 달러(170억 원)에 팔리면서 스타작가로 등극했다. 예술을 기업의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예술기업론’을 펼친 작가답게 직원 150명의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아트 상품의 생산과 판매, 갤러리 운영, 신진작가 프로모션, 영화 제작도 한다.
고미석 기자 mskoh1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