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카이로… 김영식기자 4信
발표된 일정에 따르면 임시정부는 중지된 기존 헌법을 개헌하기 위한 국민투표를 4개월 반 안에 시행하고 6개월 안에 총선을 실시하기로 했다. 대통령선거는 그 이후 치러진다. 이 일정을 준비하기 위해 15일 내에 새로운 헌법개정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새로운 의회가 들어서기 전까지는 만수르 임시정부 대통령이 입법권을 보유하며 임시내각과 협의해 법률을 제정한다고 워싱턴포스트 등 외신이 보도했다.
하지만 무르시 전 대통령 지지 세력은 현 임시정부와 군부에 대한 공세적인 대응을 예고했다. 이집트 이슬람기구는 “이집트가 내전으로 치닫고 있다”고 경고했고, 무슬림형제단은 전국적인 시민 봉기를 촉구했다. 이집트 무슬림형제단의 지도자 중 한 명인 에삼 알이리안은 “나라를 다시 원점으로 되돌릴 것”이라며 만수르 임시 대통령이 발표한 정치 정상화 일정을 거절했다. 이날 예상됐던 임시정부 총리 지명도 이뤄지지 않았다.
한편 군의 8일 발포를 두고 임시정부 측과 무르시 전 대통령 지지자 간의 심리전도 본격화되고 있다. 아흐마드 무함마드 알리 이집트군 대변인은 8일 기자회견에서 “시위대가 투석전을 벌이고 화염병을 던진 데 이어 총격전을 가해와 대응한 것”이라며 “무르시 지지파가 이번에 숨진 어린이 사진이라고 올린 것은 3월 시리아에서 숨진 어린이의 사진”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부상자들이 치료를 받고 있는 일 데민 일사히르(의료보험) 병원에서 만난 아흐마드 압둘메넴 씨(33)는 당시 상황에 대해 “대부분이 엎드려 기도할 때 군인들이 총격을 가했다. 그래서 총탄도 대부분 등에서 복부를 관통한 것이 많다”고 말했다.
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