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두에 7개 뒤지지만 기세 무서워… 또 다치지 않으면 첫 타이틀 무난
그럼에도 타이틀에 근접한 적이 있었다. 김주찬은 롯데 유니폼을 입었던 2010년 LG 이대형과 도루 쟁탈전을 벌였다. 두 선수는 시즌 말미까지 도루 65개로 공동 선두였지만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이대형이 도루 하나를 추가하면서 승부가 갈렸다. 김주찬은 도루 한 개 차이로 역대 ‘대도’ 반열에 오르지 못했고 이대형은 4년 연속 도루왕이 됐다. 부상 탓에 이대형보다 12경기 적게 출장한 것이 김주찬의 발목을 잡은 셈이다.
“배짱은 좋지만 감각은 떨어진다”는 평을 들었던 만년 도루왕 후보가 올 시즌엔 달라졌다. 어느덧 서른을 넘겨 김주찬의 발은 다소 무뎌졌지만 도루감각은 더욱 날카로워졌다. 김주찬은 9일 현재 28경기에 나와 20개의 도루를 성공시켰다. 도루 부문 4위지만 1∼3위인 NC 김종호(27개)와 KIA 김선빈(25개), 두산 오재원(23개)이 모두 60경기 이상 출전해 얻은 기록인 걸 감안하면 무서운 페이스다.
김주찬의 개인 통산 도루는 326개로 역대 7위다. 통산 도루성공률은 75.3%. 프로야구에서는 보통 10번 도루를 시도해 일곱 번 이상 성공하면 좋은 주자로 판단한다. 김주찬은 올 시즌 22번 뛰어 단 두 번만 실패해 도루성공률 90.9%를 기록하고 있다. ‘바람의 아들’ 이종범(KIA 은퇴)의 도루성공률 81.9%(510번 성공, 113번 실패)보다 높다. 김주찬이 부상 없이 현재 도루성공률을 유지한다면 생애 첫 도루왕은 떼어 놓은 당상이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