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아이돌들은 개인기를 키우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하는 것 같아요.”
1세대 아이돌 SES 출신 유진이 현재 아이돌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전했다.
그는 1997년 SES ‘I'm your girl’로 화려하게 데뷔해 큰 인기를 얻고, 2002년 그룹 해체 후 연기자로서 꾸준한 활동을 이어왔다. ‘러빙 유’, ‘원더풀 라이프’, ‘진짜 진짜 좋아해’, ‘제빵왕 김탁구’ 등에서 주연으로 손색없는 연기를 펼치며 대중적인 성공도 거뒀다.
그는 높은 시청률의 비결을 묻는 질문에 “작품을 할 때 시청률을 기대하고 시작하지 않는다. 잘 되면 좋은 거고, 안 되면 어찌할 수 없는 부분”이라며 “작품, 배우, 편성 등 다양한 조건들이 잘 맞아 떨어져야 가능한 것 같다”고 ‘쿨’하게 답했다.
이어 그는 “특히 이번 작품은 극 초반에 시어머니 역할의 박원숙 선배님과 나의 대립구도가 흥미를 끈 것 같다”며 “또 가족들의 이야깃거리가 풍성했고, 또 개개인의 개성이 잘 살아있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유진은 이번 작품을 하며 동시간대 방영한 SBS ‘출생의 비밀’에서 주연을 맡은 성유리와 이진에 대해 부러움을 고백했다.
“같은 핑클 출신 두 멤버가 함께 연기를 하는 것이 좋아보였어요. 얼마나 재미있었겠어요. 연기하면서 옛날이야기를 하고 수다도 떨 것 아녜요. 저도 꼭 한번 SES 멤버들과 같이 연기 해보고 싶어요.(웃음)”
“드라마 촬영 기간에도 꼬박꼬박 연락했어요. 극중 채원이 불쌍하다고, 언제 잘 되냐고 물어보고요. 바다는 영화 찍고 싶어 하더라고요. 같이 하면 좋을 것 같아요.”
서로의 활동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삶에 대한 이야기도 자주 털어놓는다. 유진은 “슈의 쌍둥이 임신을 이미 알고 있었다”며 “딸 쌍둥이라니 정말 부럽다. 나도 쌍둥이를 낳고 싶은데 가족들을 보면 쌍둥이 유전자는 없는 것 같다”고 웃음 지었다.
1세대 아이돌 SES와 핑클 모두 데뷔 16년이 지난 지금까지 활발한 활동을 하고 각자의 가정을 꾸려 즐겁게 사는 이야기를 들으니 흐뭇한 미소가 났다. 유진도 “다 잘 돼서 좋다”고 활짝 웃어보였다.
행복한 미래를 살고 있는 선배 아이돌로서 후배 아이돌들에게 해주고 싶은 메시지가 없을까. 유진은 이내 안타까운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했다.
“지금 아이돌은 그때와 시스템도 많이 다르고 모습도 많이 다른 것 같아요. 훨씬 치열하죠. 다들 실력도 뛰어나니 그 중에서도 더 잘해야 하잖아요. 음악의 흐름도 빨라서 신곡을 내도 몇 달 못가고요. 무척 바빠 보여요.”
“그룹 내 개인 활동이 무척 활성화 됐잖아요. 저희 때는 없었거든요. 경쟁 구도가 없을 수 없을 것 같아요. 예능도 잘 하고, 개인기도 있어서 그 중에서 튀어야 살아남는 것 같아요. 안타까워요.”
유진은 반면 지금 아이돌들에게 과거 시절에는 없었던 큰 장점도 생겼다고 말을 이었다.
“글로벌 시대잖아요. 유튜브 등을 통해 자동적으로 해외 진출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죠. 부러워요. 당시에는 일본 사람들 케이팝에 열광할 줄은 상상도 못했거든요.”
유진은 후배 아이돌들에게 마지막 당부를 덧붙였다.
“지금부터라도 소신껏 자기가 하고 싶은 것,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 깨닫고 계발했으면 좋겠어요. 다들 똑똑하잖아요. 알아서 잘 할 거라고 생각해요.”(웃음)
사진 제공ㅣGG엔터테인먼트
동아닷컴 원수연 기자 i2overyo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