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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두근두근 메트로]낙농체험 프로그램 ‘밀크스쿨’

입력 | 2013-07-11 03:00:00

말타고 치즈 만들고 ‘목장의 추억’




방학을 앞둔 아이들과 부모가 함께 목장 체험을 할 수 있는 ‘밀크스쿨’이 인기다. 목장에서 젖소와 말 먹이 주기, 말 타기, 치즈 만들기, 피자 만들기, 활쏘기 등 7, 8가지 체험을 할 수 있다. 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

“우∼와, 젖소가 쉬하는 거 봤어요? 너무 많이 싸요.”

6일 오전 경기 파주시 적성면 고구려목장. 우사(牛舍)에는 젖소 100여 마리가 가득했다. 호기심 어린 아이들이 조심조심 젖소 앞으로 다가가 건초를 살랑살랑 흔들며 젖소를 유혹했다. 혀를 내밀어 건초를 널름 받아먹는 젖소가 신기한 듯 아이들은 좀처럼 젖소 옆을 떠나질 않았다. 그러다 젖소가 갑자기 폭포수처럼 오줌을 좔좔 쏟아 내자 아이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허겁지겁 꽁무니를 뺐다. 그러곤 곧 서로의 얼굴을 보며 깔깔 웃어 댔다.

이날 목장을 찾은 사람들은 인터넷 카페 ‘일산 아지매’ 회원 가족 36명. 고구려목장에서 운영하는 낙농 체험 프로그램인 ‘밀크스쿨’을 체험하기 위해서다.

초등학교 1학년생 딸(8)과 함께 왔다는 카페 매니저 이명아 씨(38·주부)는 “목장이라고 하면 냄새가 나고 지저분할 거라는 선입견이 있는데 이곳은 시설이 깨끗하고 냄새도 거의 나지 않았다”며 “아이들에게 좋은 추억을 남겨 줄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고구려목장에서는 아이와 부모가 함께 젖소 우유 먹이기, 건초 주기, 말타기, 말 먹이 주기, 활쏘기, 치즈 만들기, 피자 만들기 등 7, 8가지의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가장 인기 있는 프로그램은 말 타기와 활쏘기. 키가 1m 안팎인 애완용 미니 말 ‘셰틀랜드포니’를 타고 탁 트인 목장 주변을 100여 m 산책한다. 50m 거리의 호랑이 과녁을 맞히는 활쏘기 체험장도 아빠와 함께 온 남자아이들의 즐거운 놀이다.

우사 옆 2층 건물의 치즈 만들기 체험장도 웃음소리로 가득했다. 생치즈를 이용해 스트링 치즈와 피자 만들기에 도전했다. 70∼80도의 뜨거운 물에 담근 말랑말랑한 생치즈를 쭉쭉 늘렸다가 다시 접는 과정을 10여 차례 반복한 뒤 찬물에 넣었다가 먹기 좋은 크기로 잘랐다. 이어 미리 반죽한 피자 도 위에 소스를 바르고 직접 만든 치즈와 채소 과일을 듬뿍 올린 뒤 오븐에 5분 정도 굽자 세상에 하나뿐인 피자가 만들어졌다. 만든 치즈와 피자를 현장에서 먹거나 포장해서 집으로 가져갈 수 있다. 싱싱한 우유로 만든 요구르트에 과일을 넣은 것도 별미다.

목장주인 지중열 씨(40)는 “밀크스쿨은 목장 체험을 통해 자연의 소중함을 알아 가는 살아있는 교육장”이라며 “앞으로는 소비자와 함께하는 체험형 목장이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경기도는 2007년부터 전체 낙농가 3430곳 중에서 낙농 체험이 가능한 밀크스쿨 11곳을 선정해 2억 원씩 22억 원을 지원했다. 밀크스쿨은 시군의 추천을 받아 시설, 청결, 프로그램 운영의 적합성·차별성 등을 실사한 후 매년 1, 2곳 정도만 추가 선정한다. 도나 시군에서 수시로 나가 운영·관리 상태를 점검한다.

밀크스쿨 초기에는 체험객이 1만2000여 명이었지만 지난해 12만4000여 명이 다녀갔다. 보통 20∼30명이 한 팀을 이뤄 체험한다. 목장별로 프로그램에 차이가 있다. 체험비는 보통 1인당 1만5000∼2만5000원 선이며 체험 프로그램에 따라 추가 비용을 부담하기도 한다.

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