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기 착륙 사고]국제민간항공조종사협회 비난 성명“현장조사 진행중 공개 전례 없어 사고원인 미리 결론 내린 듯한 인상”NTSB는 아시아나에 브리핑 자제 요구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착륙사고를 조사하는 미국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의 ‘과잉 정보공개’에 대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본보 7월 10일자 A1면 정부 “美, 아시아나 사고 성급한 브리핑 자제를”
▶본보 7월 10일자 A4면 사고 종합분석 없이 섣부른 발표… ‘조종사 과실’ 예단 우려
세계 최대 조종사노조단체인 국제민간항공조종사협회(ALPA)는 10일 성명을 내고 NTSB가 사고기 조종사들의 대화를 밝히거나 블랙박스 관련 정보를 공개한 것은 전례 없는 부적절한 조치였다고 비판했다. 협회는 “현장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항공기의 고도 및 속도와 관련한 정보가 이처럼 많이 알려진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며 이런 정보 공개 때문에 억측이 난무해 조사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확인되지 않은) 부분적인 정보를 너무 일찍 언론에 공표함에 따라 NTSB가 조사를 시작하기도 전에 이미 사고 원인에 대한 잠정적인 결론을 내린 것 같다는 인상을 갖게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지적에 데버러 허스먼 NTSB 위원장은 이날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정보 공개에 문제가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NTSB 조사활동의 특징 중 하나는 투명성”이라며 “공개한 정보는 사실에 입각한 것으로 조사과정에서 바뀔 수 있는 성격의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언론에 민감한 정보를 과잉 공급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는 NTSB가 아시아나항공 측에는 브리핑을 자제하라는 취지의 경고를 보냈다. 아시아나항공 측이 조종사 과실이 아닐 수 있다는 취지로 언론 브리핑을 하고 사고기 승무원이 한국 언론과 인터뷰하도록 하는 등의 조치가 NTSB의 조사과정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9일 오후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도착한 윤영두 아시아나항공 사장은 당초 계획한 기자회견을 취소했다.
세종=홍수용 기자 leg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