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주업체 6곳 합작회사 ‘케이즈원’ 김진향 대표
김진향 케이즈원 대표가 경기 파주시 헤이리 예술마을 1호점에서 개성공단 입주기업이 생산한 옷을 내보이며 웃고 있다. 케이즈원은 10월 공단 입주기업들의 공동 토털패션 브랜드를 출시할 계획이다. 파주=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김진향 케이즈원 대표(한반도평화경제연구소장)는 “케이즈원은 ‘한국은 하나다(Korea is one)’라는 염원을 담아 출범한 개성공단 합작법인”이라고 소개했다. 성화물산, 나인제이아이티, 팀스포츠 등 개성공단에 입주한 섬유업체 6곳이 총 3억 원을 출자해 만든 회사다.
케이즈원 1호점이 문을 연 6월 30일은 개성공단 착공식이 열린 지 정확히 10년 된 날이다.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의 ‘공동 토털패션 브랜드’를 내놓는다는 목표로 올 초부터 케이즈원 프로젝트를 추진하던 김 대표와 개성공단 기업인들은 4월 개성공단 가동이 전면 중단되면서 위기를 맞았지만 밀고 나갔다.
100% 개성공단 제품을 가져온다는 계획은 어그러졌다. 급한 대로 국내에 생산설비가 있는 회사들의 제품과 개성공단 재고품으로 채웠다. 그래서 브랜드는 ‘디보트’(청바지), ‘러너프’(아웃도어) 등 제각각이었다. 와이셔츠를 만드는 나인모드는 개성공단이 막히자 케이즈원에 출자하고도 매장에 제품을 갖다놓지 못했다.
김 대표는 “아직 브랜드 이름도 정하지 못해 제각각 생산하던 제품을 그대로 진열했지만 공단이 다시 돌아가면 개성에서 공동 브랜드를 붙인 제품을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브랜드명은 공모(公募)를 통해 정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2008∼2011년 개성공업지구관리위원회 기업지원부장으로 일할 때 기업들과 동고동락하며 금강산 관광 중단, 천안함 피폭과 이어진 ‘5·24 조치’(우리 업체의 개성공단 신규투자 금지) 등 개성공단이 얼어붙는 것을 지켜봤다. 2003∼2005년엔 국가안전보장회의사무처에서 한반도 평화체제 담당관을 맡았다. 이처럼 누구보다 남북관계에 관심이 많은 그는 “요즘 개성공단 사장님들에게 전화해 보면 극심한 스트레스 탓에 죄다 병원 신세를 질 정도”라며 “15일 다시 열릴 남북 실무회담이 반드시 결실을 맺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국내에서 팔리는 옷의 30%가 개성에서 만든 것일 만큼 개성공단은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며 “‘최고의 품질, 아름다운 가격’이라는 슬로건 아래 10월 공동 브랜드를 출시해 소비자와 공단 입주기업이 상생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제품 가격은 시중가의 60% 정도로 책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