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TSB, 아시아나기 사고 마지막 브리핑
이에 대해 한국 측 조사관들은 “조종사 과실로 단정할 근거가 없다”며 NTSB의 발표 내용에 이의를 제기했다. 한국 사고조사단은 사고 당시 조종간을 잡았던 이강국 기장(46)과 이정민 기장(49)을 재조사하는 한편 논란이 되고 있는 자동속도조절장치(오토 스로틀)의 정상 작동 여부를 집중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 NTSB, 마지막까지 ‘조종사 과실’ 초점
허스먼 위원장은 “사고기 블랙박스의 비행기록장치(FDR)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오토 스로틀, 비행 지시기 등 비행 장치의 이상 징후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조종사들이 당시 자동비행시스템의 상태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었는지에 대해 조사가 더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사고 당시 조종사들이 비행 모드가 어떻게 설정돼 있었는지 정확하게 인식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NTSB가 현재까지 분석한 블랙박스 항목은 1400여 개 중 엔진과 날개 작동, 비행장치 작동 등 220여 개 항목이다.
조종사들이 충돌 9초 전에야 사고 위험을 인지한 사실도 공개했다. 허스먼 위원장은 “고도 152m(500피트) 지점에서부터 충돌 9초 전에 해당하는 고도 30m(100피트) 지점까지 조종실에 앉아 있던 조종사 3명 중 아무도 비행 속도를 언급하지 않았다”며 “9초 전에 자동 고도 경보가 울렸고 한 조종사가 처음으로 ‘비행 속도에 문제가 있다’고 언급했다”고 전했다.
조종사들은 충돌 8초 전 “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대화를 주고받았다. 또 충돌 3초 전에 한 조종사가 ‘복항(착륙을 포기하고 기수를 다시 올리는 것)’을 외쳤고 1.5초 전에 또 다른 조종사로부터 ‘복항’이라는 고함이 들렸다고 허스먼 위원장은 밝혔다.
○ 자동속도조절장치가 핵심
조종사들은 한미 합동조사단의 면담 조사에서 “오토 스로틀을 켰지만 작동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한미 합동조사단의 기체 조사 결과에서도 이 장치는 ‘켜져 있음’을 의미하는 ‘암드(armed)’ 단계에 있었다. 허스먼 위원장은 속도 저하의 원인이 이 장치 때문이라는 문제 제기가 이어지자 “오토 스로틀에 문제가 있었더라도 조종사에게 최종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NTSB에 따르면 사고기는 충돌 2.5초 전 ‘오토 스로틀 모드’와 ‘오토 파일럿 모드’로 설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충돌 순간에 어떤 상태였는지는 블랙박스를 정밀 분석해 봐야 알 수 있다.
이 밖에 사고 당시 관제사 근무 상황, 사고기 조종사들의 기체의 고도 및 속도 문제 인지 시기 등도 앞으로 규명해야 할 쟁점이다.
샌프란시스코=이은택 기자·세종=박재명 기자·김준일기자 na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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