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前대통령이 건넨 공동어로구역案… 2급 군사기밀 ‘합참통제선’도 표시野 “김장수 국방회담 자료에도 있어”
민주당은 14일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사실상 포기했다는 국가정보원과 새누리당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며 2007년 남북 정상회담 당시 북측에 전달했다는 지도 등을 공개했다. 하지만 군 안팎에서 이 지도에 표시된 ‘합참통제선’은 2급 군사기밀이라는 지적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대선 때 문재인 캠프의 전략기획실장을 지낸 윤호중 의원은 국회 기자회견을 통해 노 전 대통령이 김정일에게 건넸다는 ‘남북한 경제공동체구상’ 문서에 포함된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지도의 사본을 공개하며 국정원 주장은 터무니없다고 주장했다. 윤 의원은 “노 전 대통령은 NLL을 기준으로 남북이 등면적으로 공동어로구역을 만들자고 제안했으며, 뒤이어 열린 남북 국방장관회담과 장성급 군사회담에서도 이러한 방침을 일관되게 지켰다”고 주장했다. 이 지도에는 NLL을 중심으로 등면적의 공동어로구역 4곳이 평행사변형 형태로 그려져 있다. 윤 의원은 “국정원이 제시한 지도상의 ‘해상경계선’은 북한도 2004년 이후에는 주장하지 않는 선”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준비한 자료가 중요한 게 아니라 회담에서 어떤 대화가 오갔느냐가 중요하다고 반박했다.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는 “정상회담 대화록 전문을 보면 노 전 대통령이 (공동어로구역을) NLL 등거리로 하자는 말이 한 글자도 안 나온다”며 “작전과 게임이 따로 논 엇박자 회담이었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이 지도에 군사기밀로 분류된 ‘합참통제선’이 그려져 있다는 사실이다. 군 당국에 따르면 합참통제선은 NLL 이남 10km 해상에 설정된 우리 군의 ‘작전 반경 제한선’으로 외부 공개가 금지된 2급 군사기밀로 분류돼 있다. 관련 규정에 따르면 2급 군사기밀은 ‘국가안보에 현저한 위협을 끼칠 것으로 인정되는 기밀’이다. 이 때문에 기무사 등 군 보안 당국은 윤 의원이 공개한 지도가 군사기밀 유출에 해당되는지를 검토하고 그 결과를 김관진 국방부 장관에게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의원은 “합참통제선은 군사용이 아니라 민간 선박이 그 안쪽으로 못 들어가게 하는 선이다. 민간 선박이 알아야 하는데 어떻게 군사기밀이 될 수 있겠나”라고 반박했다. 2007년 11월 국방장관회담 때 당시 김장수 국방부 장관이 갖고 들어간 지도에도 합참통제선이 표시돼 있다는 것이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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