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에서 진료를 하다 보면 아직도 많은 환자가 턱관절에서 소리가 나거나 통증이 생기면 어디서 치료를 받아야 할지 몰라 이곳저곳을 전전하다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는 걸 본다. 이뿐 아니라 잘못된 치료법으로 오히려 증상이 악화된 사례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대한치과교정학회에 따르면 전체인구의 70%가 턱관절 질환을 잠재적으로 갖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턱에서 소리가 나거나 아프면 대부분 이비인후과나 신경과 통증의학과 정형외과 재활의학과 심지어 한의원을 거치고 나서야 치과를 찾는다.
류재준 고려대 안암병원 치과 교수
가장 중요한 건 정확한 원인을 찾는 것이다. 구강 검진을 통해 보철물과 교합을 확인하고 음식을 씹는 근육 검사와 X-레이 사진을 통해 관절 부위의 뼈 변화나 형태를 알 수 있다. 이런 종합적인 검사와 결과에 대한 판독은 치과의사만이 할 수 있다.
검사를 통해 딱딱한 음식 위주의 식습관이나 엎드려 자기, 이갈이, 이 악물기 등 잘못된 생활 습관이 있다고 확인되면 습관을 고치는 동시에 이를 효과적으로 돕는 ‘교합안정장치’를 착용하는 게 권장된다. 짧게는 3∼6개월간 착용하면 된다. 통증 경감 효과가 크고 이갈이나 이 악물기 등 나쁜 습관으로부터 치아를 보호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다만 주기적으로 치과 검진을 받고 치과의사에게 장치 조절을 받아야 하는 건 필수다. 이와 함께 온찜질, 냉찜질, 경피신경 전기자극 요법, 레이저 요법, 개구운동 등의 물리치료 요법을 병행하면 더욱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매우 극심한 통증이 동반된다면 상황에 따라서는 치과용 국소마취제 등의 주사용액을 사용해 통증을 줄여 주는 방법이 있다. 그 외에 보톡스와 같은 약제로 씹기 근육에 주사해 근육통을 없앨 수도 있다. 또 근육의 활성도를 낮춰 구강의 나쁜 습관을 줄이는 효과와 함께 심미적으로 얼굴이 갸름해 보이는 시너지 효과도 볼 수 있다.
류재준 고려대 안암병원 치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