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피격 파키스탄 소녀 이어 인도-브라질 등 10대, 성차별에 저항
이사도라 파베르
나흘라 에나니
유사프자이 양 외에도 어린 나이에 시련을 딛고 사회 부조리에 맞서는 10대 소녀 투사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독일 슈피겔 인터넷판은 14일 각국의 ‘말랄라’를 소개하며 “어리지만 당당히 자신의 아픔과 의견을 드러내는 이들의 목소리는 더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고 전했다.
인도 북부 우타르프라데시 주 러크나우 시에 사는 13세 소녀 디야 양의 삶은 올해 5월 이후 돌변했다. 낯선 남성에게 성폭행을 당한 그는 당당히 경찰 조사에 응했다. 피해 사실을 숨기려는 대부분의 여성과 달리 용기 있는 선택을 한 것이다. 그는 “사건 이후 ‘붉은 여단’에 가입해 이곳의 회원들과 성폭행 피해 여성에게 스스로 보호하는 방법을 알리고 가해자를 응징하고 있다”며 “‘성폭행 피해자’라는 낙인에 짓눌려 내 미래를 허비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2011년 설립된 붉은 여단은 호신술을 가르치고 성폭행 피해자를 돕는 여성단체다. 11∼25세 여성 100여 명이 활동하고 있다.
이집트의 나흘라 에나니 씨(24)는 10대는 아니지만 지난해 타흐리르 광장 시위 때 성추행을 당한 뒤 블로그에 여성인권 문제를 지적하는 글을 올려 주목받았다. 12세 때 베트남 국경에서 납치된 뒤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3년간 성노예 생활을 하다 탈출한 시나 반 씨(29)는 자신을 구출해준 여성단체 ‘소말리 맘’의 활동가로 변신하는 등 여성 인권 운동에 앞장서는 당당한 여성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