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로당 안마 바우처사업에 시큰둥
16일 광주 남구 백운동 현대맨션 지하 남양경로당. 노인들이 장경일 씨(56) 등 시각장애인 안마사 4명에게서 안마를 받았다. 노인들은 장 씨 등 안마사들에게 한 달 네 번(회당 1시간) 안마를 받고 모두 1만2000원을 낸다. 이는 바우처(지역사회 서비스 투자) 사업의 일종이다. 바우처 사업은 국민들이 교육, 주택, 의료 등 복지서비스를 원할 경우 정부가 비용을 보조해주는 제도다. 안마서비스 바우처 사업은 노인들에게는 퇴행성질환 관리효과가, 안마사들에게는 일자리 창출효과가 있다.
노인들은 안마서비스를 받을 때 회당 자기부담이 갑자기 세 배나 올랐다고 볼멘소리를 한다. 특히 지난해까지는 기초수급자 등은 무료, 노인은 1000원이었지만 올해부터는 자기부담이 3000원으로 올랐다. 일부 형편이 어려운 노인들은 비용이 갑자기 인상되자 안마서비스 바우처 사업 수혜를 한때 꺼렸던 것으로 전해졌다.
노인들이 안마서비스 바우처 사업 수혜자가 되기 위해 까다로운 서류를 작성해야 한다며 불편을 호소했다. 박종학 남양경로당 회장(79)은 “안마를 받으면 근육이완, 혈액순환에 좋아 새벽에 다리 근육마비가 생기지 않고 두통도 사라진다”며 “안마서비스 자부담도 낮추고 서비스 기간도 6개월에서 1년으로 늘려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전남 목포는 2007년 전국에서 처음으로 안마사 5명이 안마서비스 바우처 사업에 참여했다. 이 사업은 호응을 얻었지만 자부담이 3000원으로 오르면서 서비스 대상자인 노인들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남 순천지역도 안마사 3명이 안마서비스 바우처 사업에 참여하고 있지만 상황은 마찬가지다.
정부는 올해 노인, 장애인, 가사간병, 산모 등 7대 바우처 사업에서 수혜자 자부담 비율을 높였다. 자부담 비율을 인상한 것은 복지 혜택을 원하는 사람이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그러나 안마서비스 바우처 사업의 노인 자부담을 3000원으로 올리면서 병원의 물리치료비(1500원)보다 두 배나 비싸졌다.
바우처 사업의 경우 자부담 비율을 조금씩 인상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부에서는 수혜자의 상황을 감안해 자부담 비율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