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인천 150mm 예보→10mm 내려기상청 “비구름대 빨라 강수량 적어”
이런 현상은 북태평양고기압과 태풍의 ‘합작품’으로 분석된다. 북태평양고기압은 평년보다 일찍 세력을 키우면서 장마전선을 위로 밀어 올렸다. 곧이어 발생한 제7호 태풍 ‘솔릭’은 북태평양고기압의 수축을 막았다. 북쪽의 상층 기압골이 내려오면서 장마전선은 오도 가도 못한 채 중부지방에 계속 비를 뿌렸다.
장마전선의 이례적 행보에 기상청의 부정확한 예보가 도마에 올랐다. 17일 기상청에 따르면 집중호우 때 강수량 상한선 예보는 대체로 정확했다. 반면 하한선 예측은 오차가 컸다. 13일의 경우 기상청은 서울, 경기, 강원 영서 등지에 40∼80mm, 최고 150mm 이상의 비를 예보했다. 실제 당일 서울에는 165mm의 비가 내렸고 인천에는 148.2mm가 내렸다. 14일에는 50∼100mm(150mm 이상)를 예상했는데 경기 동두천 110.5mm, 강원 춘천 125mm의 비가 내렸다. 반면 서울과 인천에는 각각 23mm, 10mm 정도의 비가 내리는 데 그쳤다.
이처럼 강수량 상하한선의 정확도 차가 큰 것은 국지성 호우 현상이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기상청은 서울, 경기, 강원 영서 등 시도 중심으로 강수량을 예측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같은 서울이나 경기지역에서도 실제 강수량 차는 천차만별이다. 실제로 이달 4일 경기 남양주시 화도읍에는 168.5mm의 비가 내렸지만 근처 퇴계원면에는 69.5mm만 내렸다. 또 같은 날 서울 중랑구에는 68.5mm, 금천구에는 절반이 안 되는 32mm가 내렸다.
허진호 기상청 통보관은 “강수량 예보는 방재가 가장 큰 목적이기 때문에 상한선 분석에 더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며 “17일의 경우 비구름 자체의 강도는 예측과 비슷했지만 이동속도가 빨라 서울 경기의 강수량이 예상보다 적었다”고 말했다. 기상청은 18일 중부지방에 10∼50mm의 비가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