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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쟁한 이공계 전문가 ‘생생토크’에 용기백배

입력 | 2013-07-18 03:00:00

경북 경산과학고 ‘명사특강’… 영재들 진로교육에 큰 효과




경북 경산시에 있는 경산과학고는 2007년 일반고에서 과학고로 변신했다.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수도권이나 광역시 과학고들과 비교하면 신생 학교인 셈이다. 학생들이 진로를 고민할 때 롤모델로 삼을 만한 선배가 없고 외진 곳에 있다 보니 시야도 상대적으로 좁다는 것이 불리한 점이었다.

경산과학고는 한 교사의 열정으로 가능성이 낮아 보이던 계획을 성사시키면서 학교의 약점을 극복하고 있다. 바로 이공계 영재들에게 본보기가 될 유명인사들을 모셔 학생들에게 직접 경험과 경륜을 나눠주는 행사였다.

한국인 최초로 미국항공우주국(NASA) 연구원이 됐던 김영길 한동대 총장을 2011년 초빙한 것을 시작으로 내로라하는 명사들을 잇달아 초청했다. 지난해에는 옥수수박사로 유명한 김순권 전 경북대 교수, 우주인 최종 후보였던 고산 타이드인스티튜트 대표가 학교를 찾았다.

올해 5월에는 한글과컴퓨터 대표였던 전하진 의원과 ‘아시아의 빌 게이츠’로 불리는 스티브 김 꿈희망미래재단 이사장을 초빙했고 2학기에는 정근모 전 과학기술처 장관 등을 초청할 예정이다.

이런 거물급 인사들을 불러 모을 수 있었던 비결은 이 학교의 이주석 창의인성부장의 도전정신이었다. 학생들에게 귀감이 될 만한 명사를 찾아낸 뒤 전화, e메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진심을 담아 부탁한 것이 효과를 냈다. 이 부장은 “하나같이 국내외를 오가며 바쁜 일정을 소화하는 분들이었는데도 이공계 꿈나무들에게 값진 경험을 나눠주기 위해 어렵게 스케줄을 조정해 경산까지 찾아와 주셨다”고 전했다.

학생들은 그동안 접해보지 못한 더 큰 세상, 미처 알지 못했던 시대의 변화상에 대해 생생한 이야기를 들으며 눈이 휘둥그레졌다고 한다. 특히 이미 성공한 분들도 저마다 창업 실패나 평가 탈락 같은 어려움을 겪었다는 사실에 감동과 용기도 얻었다는 후문이다.

경산과학고는 ‘더 두드림(The Do Dream)’이라는 이름으로 명사 특강을 계속 이어갈 계획이다. 박상오 교장은 “미래 노벨상의 주역이 될 영재들에게 인생관과 가치관을 바르게 정립해주는 것이 목표”라며 “앞으로 이공계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명사를 초청해 학생들에게 더 큰 꿈을 심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