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머먼 사건 촉발” 폐지론 급부상 2005년 플로리다 첫 도입… 31곳 채택, 총기 사용 무제한 허용이 최대 논란
에릭 홀더 법무장관은 16일(현지 시간) 미 최대 흑인단체인 전미유색인종지위향상협회(NAACP) 총회 연설에서 “정당방위법의 존재 이유에 대한 질문을 해야 할 때”라며 “이 법은 치안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이 법은 정당방위의 개념을 무의미하게 만들었다”며 “우리 사회에 위험한 갈등을 유발하는 법”이라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이어 법무부가 민권 침해 혐의로 이 사건을 계속 조사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흑인인 홀더 장관은 “나도 아들을 가진 사람”이라며 “잘못된 (인종적) 선입견에 맞서 싸울 필요가 있다”며 무죄 판결에 대해 간접적으로 불만을 표시했다.
지머먼 무죄 판결에 대한 흑인들의 항의 시위는 대체로 평화적으로 벌어지고 있지만 캘리포니아 주 북부 오클랜드와 남부 로스앤젤레스에서는 폭력 행위가 벌어져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 시위대는 가게 유리창을 부수고 쓰레기통에 불을 지르는가 하면 시위를 취재하던 지역 방송국 기자들을 공격하기도 했다. 청소년 6명을 포함해 14명이 철창신세를 졌다. 오클랜드에서는 수백 명의 시위대가 고속도로까지 진출했다. 도로 시설물에 낙서하고 차를 가로막았으며 국기를 불태우기도 했다. 경찰은 최루탄을 쏘며 대응했으며 9명을 체포했다.
한편 무죄 판결을 받은 지머먼의 행방이 묘연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머먼의 부모는 16일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아들이 법정을 떠난 후 어디에 피신했는지 모른다. 아들이 수많은 살해 위협을 받고 있다. 우리 가족 모두 은신 중이며 플로리다 올랜도에 있는 집에는 돌아갈 생각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