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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경주 파도소리길, 관광객 감탄 소리

입력 | 2013-07-19 03:00:00

볼거리 많아 주말엔 2만여 명 찾아… 역사 속 걷는 삼릉가는길도 인기
‘주제있는 탐방길’ 새 관광지로 부상




관광객들이 경북 경주시 양남면 읍천리 파도소리길을 걷고 있다. 주상절리가 펼쳐진 독특한 풍경을 감상할 수 있어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진다. 경주시 제공

고도(古都) 경주의 관광 코스가 다양해지고 있다. 특히 주제가 있는 탐방길이 새로운 관광지로 관심을 모은다.

양남면 읍천항∼하서항 주상절리 구간(1.7km)에 만든 산책로인 파도소리길은 최근 들어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지난해 9월 천연기념물(536호)로 지정된 이곳은 땅 속의 고온 암석인 마그마가 여러 방향으로 냉각되면서 생긴 부채꼴 모양의 절리(갈라진 암석의 틈)가 독특하다. 해국(海菊)이 바다를 수놓은 것처럼 보여 ‘동해의 꽃’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그동안 이곳이 알려지지 않은 이유는 2009년까지 군부대의 해안작전지역이어서 일반인 출입이 통제됐기 때문이다.

이 산책길은 구간별로 몽돌길, 야생화길, 등대길 등 주변 환경을 표현한 이름이 붙었다. 등대길은 시원한 파도와 개성 있는 등대, 주상절리가 어우러진 자연경관을 출렁다리에서 감상할 수 있다. 산책로 곳곳에는 100여 개의 경관 조명을 설치해 야간 트레킹(걷기) 코스로 만들었다. 읍천항 어촌마을 주택 150여 채의 골목길은 벽화거리(2.3km)로 꾸며 야외 미술관 같은 느낌을 준다. 파도소리길을 체험하는 시간은 1시간 반에서 2시간 정도. 길목마다 감은사지와 문무왕 수중릉(대왕암) 등 역사유적지와 항구, 해수욕장 등 볼거리가 풍성하다. 주말에는 2만여 명이 찾을 정도다. 경주시는 이 길에 해맞이공원과 역사문화조각공원, 군사테마공원 등을 추가 조성해 새로운 명소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신라 역사와 문화를 만끽하며 걷는 삼릉가는길도 반응이 좋다. 인왕동 월정교 복원 현장에서 소나무 향기가 가득한 삼릉까지 약 8km 둘레길이다. 통일신라시대 월성 남쪽 신라 궁성의 통로였던 월정교는 최근 1차 복원돼 건축미를 뽐낸다.

경주 도심에도 체험시설이 늘었다. 3월부터 운영한 비단벌레 전기자동차는 명물이 됐다. 첨성대∼계림∼향교∼월정교 구간(2.9km)을 운행한다. 지난해 9월 복원한 금장대는 경주 출신 소설가 김동리(1913∼1995)의 소설 ‘무녀도’의 배경이어서 관광객이 즐겨 찾는다.

보문관광단지 입구에는 동궁식물원 공사가 한창이다. 6만4830m²(약 1만9600평) 터에 식물원과 농업체험시설, 버드파크(꽃과 새가 어우러진 전시관) 등이 들어선다. 아열대식물 400여 종과 나무 5500여 그루, 조류 900여 마리가 9월 전시될 계획이다. 최양식 경주시장은 “새 명소들이 등장하면서 경주의 얼굴이 다양해지고 있다. 이에 그치지 않고 경주의 속살을 느끼는 체험 관광이 되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