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안컵축구 20일 호주와 첫 경기… “타이틀 걸린 대회다” 우승 의지 피력
“긴장되지 않는다.”
그는 성인 국가대표팀 사령탑 데뷔전을 앞두고서도 ‘카리스마 홍’이라는 별명답게 흔들림 없이 자신감에 찬 표정이었다. 홍명보 감독은 2013 동아시안컵 개막을 하루 앞둔 1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A대표팀 데뷔전이란 건 크게 의식하지 않는다. 데뷔전이라는 개인적 의미를 찾기보다 한국 축구가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20세 이하 대표팀과 올림픽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던 홍 감독은 2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호주와 동아시안컵 첫 경기를 치른다. 대표팀 감독 부임 후 첫 경기다. 홍 감독이 부임하고 대표팀이 소집된 지 사흘 만에 나서는 대회인 데다 유럽파도 모두 빠져 완성도 높은 ‘한국형 축구’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홍 감독은 지난달 25일 취임 기자회견 때 강한 압박, 빠른 공격, 안정적인 공수 밸런스 등을 앞세운 한국형 축구로 내년 브라질 월드컵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번 대회에서 한꺼번에 많은 변화를 보여주기 힘들다는 것은 홍 감독도 인정하는 부분이다. 홍 감독은 “3일 만에 많은 걸 바꾸기는 불가능하다. 하지만 주어진 여건에서 최대한 많은 변화를 주려고 노력하다보면 발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이번 대회의 목표를 묻자 그는 “어차피 타이틀이 걸린 대회다”는 말로 우승이 목표임을 에둘러 표현했다. 그는 “우승할 수 있을지 없을지는 모르지만 우승하기 위해 우리 선수들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란 것은 확실히 얘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홍명보호(號)’의 첫 주장을 맡은 하대성은 “감독님이 저를 주장으로 택했을 때는 뭔가 전달하려는 메시지가 분명히 있을 것이다. 이번 대회를 통해 감독님이 기대하는 걸 보여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홍 감독은 최고참이 주장을 맡으면 본인도 후배들도 모두 부담을 느낄 것 같아 최고참 주장은 피했다. 홍 감독은 소속 팀 서울에서도 주장을 맡아 선후배 간의 다리 역할을 하면서 리더십을 보여온 하대성을 택한 것이다. 대표팀에서는 1983년생인 염기훈(경찰)이 가장 선배이고 바로 아래로 하대성을 포함한 1985년생 4명이 있다. 한편 북한 여자 대표팀의 김성희는 ‘대회를 앞둔 각오를 말해 달라’는 질문에 “팀 분위기는 상당히 높은 수준에 올라와 있다. 경기장에 나서는 우리의 모습을 보면 각오를 알 수 있을 것이다”며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북한 여자 대표팀의 김광웅 기술 분석 책임자는 “남북 관계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한국에 왔는데 느낌이 어떠냐”는 외신 기자의 다소 정치적인 질문에 잠시 침묵을 지키다 “우리는 그냥 축구 경기를 하러 여기에 왔다”고 짧게 대답했다. 북한 여자 대표팀은 21일 한국과 첫 경기를 치른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