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車비정규직 전원 정규직화” 요구… 시위대 울산공장 진입 시도하다 충돌
현대자동차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촉구하며 20, 21일 울산을 찾은 이른바 ‘희망버스’ 참가자들이 공장 점거를 위한 회사 진입을 시도하다 회사 관계자 및 경찰과 충돌해 110여 명이 부상하는 등 현대차 울산공장 일대가 이틀 동안 폭력 사태로 얼룩졌다.
희망버스 참가자들은 서울 등지에서 관광버스 100여 대와 열차 편으로 출발해 20일 오후 3시경부터 현대차 울산공장 정문에 도착하기 시작했다. 회사 측은 정문에 컨테이너 10여 개로 방호벽을 미리 쌓아 두었다. 희망버스 참가자들은 현대차 사내 비정규직 노조 사무국장 천의봉 씨(33) 등 2명이 지난해 10월 17일부터 270여 일째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는 울산공장 명촌정문 옆 주차장으로 이동했다.
참가자들은 집회를 가진 뒤 오후 7시부터 공장 진입을 시도했다. 500여 명이 명촌정문 주변 높이 2m 안팎의 철제 펜스 등에 밧줄을 걸고 당겨 25m 정도를 넘어뜨렸다. 회사 경비 및 보안관리자들은 방패를 들고 소화전의 물과 소화기 분말을 뿌리며 공장 진입을 막았다. 전경 55개 중대 4400여 명을 동원한 경찰도 경고방송을 한 뒤 물대포를 쏘며 저지했다. 참가자들은 만장기의 대나무로 만든 길이 2∼3m의 죽봉과 쇠파이프를 휘두르며 진입을 계속 시도했다.
한편 이날 오후 울산지역 102개 시민·사회단체 모임인 ‘행복도시 울산 만들기 범시민협의회(행울협)’ 회원과 주민 등 500여 명은 울산공장 인근에서 ‘지역 경제에 절망버스, 울산시민에 고통버스, 물러가라 희망버스’라는 등의 피켓을 들고 반대 집회를 열었다.
희망버스 참가자들의 공장 진입 시도에 대해 회사 측은 이들이 생산라인 점거를 노렸다고 보고 있다. 사내 비정규직 노조는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2010년 11월 15일부터 25일간 울산1공장을 점거해 생산라인을 정지시켰다.
회사 측은 “폭력행위를 주도한 사람에 대해 민형사상 고소고발 등 법적 책임을 끝까지 묻겠다”고 밝혔다.
울산=정재락 기자 ra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