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일 중부지방 장마 피해 속출
22일 오전 쏟아진 폭우로 탄천이 범람하면서 서울 송파구 잠실동 탄천공영주차장에 세워진 차량들이 물에 잠겨 있다. 반면 건너편의 강남구 삼성동 탄천공영주차장(왼쪽 점선부분)은 사전 조치를 한 덕에 한 대의 차량도 침수되지 않아 대조를 이뤘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 경기 동부지역 ‘물바다’
이날 여주군 대신면 302.5mm, 광주시 실촌면 275.0mm, 이천시 중리동 230.0mm 등 경기 동부에 많은 비가 내렸다. 특히 이날 오전 8시부터 9시까지 여주군 흥천면의 강수량은 110.5mm를 기록했다.
낮 12시 5분경에는 이천시 백사면 송말리 한 교회 인근 하천에서 김모 씨(61)가 숨진 채 발견됐다. 목사인 김 씨는 이날 오전 교회를 덮친 토사와 급류를 피하지 못하고 실종됐었다. 피해를 당한 교회 뒤편에는 걸어 올라가기 어려울 정도의 가파른 산이 있었다. 이천시 신둔면에서는 농로 작업을 하던 김모 씨(61)가 급류에 휩쓸렸다가 숨진 채 발견됐고 이천시 관고동에서는 사찰이 붕괴돼 안모 씨(76·여)가 숨졌다.
○ 곳곳에서 교통대란
서울에서는 주요 도로가 물에 잠기면서 극심한 교통 체증이 빚어졌다. 특히 서초구 서초동에는 오전 한때 시간당 강수량이 64.5mm를 기록하는 등 강남 3구 가운데 가장 많은 비가 내려 자가용 운전자는 물론이고 대중교통을 이용한 사람들도 큰 불편을 겪었다.
또 오전 8시 반경 강원 원주시 부론면 노림리 영동고속도로 하행선에는 토사 30여 t이 쏟아져 편도 2차로 가운데 한 차선이 통제됐다. 이어 9시 50분경 이곳에서 2.7km 떨어진 상행선에서도 토사가 유출돼 부분 통제됐다. 낮 12시 반경 정상화됐지만 이 일대 20km 구간에서 극심한 정체가 빚어졌다.
○ ‘신출귀몰’ 국지성 호우
당초 기상청은 “경기 북부, 강원 영서 북부에 최대 150mm 이상, 서울과 나머지 경기 지역에는 50∼100mm가량의 비가 내리겠다”고 21일 예상했다. 그러나 이날 비는 경기 동부에 집중됐다.
같은 지역에서도 강수량 차이가 컸다. 같은 여주 지역에서도 흥천면의 최대 시간당 강수량은 110.5mm였지만 여주읍에는 41.5mm를 기록했다. 서울도 송파구 잠실동의 누적강수량이 144.5mm, 구로구 궁동은 43.0mm로 차이가 컸다.
이번 장맛비는 남쪽에서 수증기가 대량으로 유입되면서 발생했다. 문제는 광역 단위 강수량 예측은 가능하지만 좁은 지역의 강수량을 예상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올해는 장마전선의 폭이 좁은 데다 중부지방에 계속 머물면서 날씨 변동성이 더 커졌다. 이날 오후 잠시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던 장맛비는 23일부터 다시 굵어져 24일까지 중부지방에 많은 비가 예상된다. 이틀간 예상 강수량은 서울, 경기, 강원 영서 및 산간 지방은 150mm 이상, 충청, 전북 서해안, 서해5도 등지는 50∼100mm의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 [채널A 영상]비 왔다하면 잠기는 강남역, 도대체 왜?
▶ [채널A 영상]잠기고 구조되고…수도권 ‘물폭탄’ 4명 사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