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與 간담회서 네이버 비판 쏟아져 문어발식 확장에 인터넷산업 타격, 광고비 마련위해 불법영업 하기도
“네이버에서 ‘컴퓨터 수리’라고 쳤을 때 우리 사이트가 화면 상단에 뜨게 하려면 클릭 1회당 광고비를 4만8000원이나 내야 한다. 광고비를 충당하려면 결국 불법 소프트웨어나 중고 부품을 쓸 수밖에 없는 게 업계의 현실이다.”(컴퓨터 수리업체 ‘컴닥터119’ 이병승 대표)
“VC(벤처캐피털)에 프레젠테이션을 하러 가면 ‘네이버가 당신과 똑같은 걸 만들면 어떻게 할 거냐’는 질문이 꼭 나온다. 네이버 때문에 젊은 창업자들이 패기 있게 도전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애플리케이션 개발회사 ‘말랑스튜디오’ 김영호 대표)
새누리당이 민생탐방 일정으로 23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한국무선인터넷산업연합회에서 개최한 ‘공정과 상생의 인터넷 사업을 위한 현장 간담회’는 네이버 규탄대회나 다름없었다. 중소 인터넷 업체 대표들은 네이버에 당한 사례들을 적나라하게 쏟아냈다. 네이버를 운영하는 NHN의 김상헌 대표는 “중소업체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가까운 시일 내에 획기적인 상생방안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부동산114’의 이구범 대표는 “2009년 138억 원이던 연매출이 네이버가 부동산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작년에 88억 원까지 떨어졌다”며 문어발식 사업 확장을 비난했다. 그는 “네이버가 ‘다른 업체들의 정보에 허위매물이 많아 직접 참여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지만 사실과 다르다”며 “중소 부동산 업체들을 허위매물이나 올리는 회사로 여기는 것 같아 유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네이버의 불공정한 광고 정책을 지탄하는 업체도 많았다. 인터파크INT의 김동업 대표는 “우리 같은 인터넷쇼핑몰 업체도 수수료 문제로 포털과 힘겨루기를 하다 결국 두 손 들었다”며 “인터넷 세상에서는 포털과 대등한 협상력을 발휘할 수 있는 사업자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의원들은 고압적인 네이버를 법으로 규제할 수밖에 없다고 역설했다. 최 원내대표는 “네이버의 수직계열화 및 외부 콘텐츠 홀대, 아이디어 탈취, 언론사 편집권 남용 등이 주요 문제”라며 “지금 있는 법만으로 될지, 새로운 규제법을 만들지 신중히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