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수 생명 위기 부른 ‘FA자격 주장’ 규약상 요건 못 갖춘 점 본인도 인정… 소속구단 흥국생명만 이적협상 자격
임태희 대한배구협회 회장이 24일 “김연경에게 국제이적동의서(ITC)를 발급하는 일은 없다”고 못 박으면서 김연경(25)이 선수 생명의 최대 위기를 맞게 됐다. 이미 한국배구연맹(KOVO)에서 임의탈퇴선수로 처리된 김연경은 ITC가 없으면 세계 어느 곳에서도 선수로 뛸 수 없다. ‘100년에 한 번 나올 만한 선수’라는 평가를 받는 김연경이 왜 이런 상황을 맞았을까. 김연경 논란에 대한 궁금증을 문답식으로 풀어봤다.
Q. 흥국생명은 김연경의 해외 진출을 반대하나.
A. 아니다. 흥국생명은 김연경의 사과만 있다면 완전 이적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임대도 가능하다. 그런데도 김연경은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고집하고 있다.
A. 김연경의 에이전트 탓이라는 게 배구계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현재 김연경은 무상임대 상태라 에이전트 수수료가 발생하지 않는다. 하지만 FA가 되면 에이전트는 이적 수수료 등을 포함해 거액을 챙길 수 있다. 김광호 KOVO 상벌위원장은 23일 임의탈퇴 이의신청을 기각하면서 “김연경이 주변 사람들 말에 혼동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며 에이전트와 결별할 것을 우회적으로 당부하기도 했다.
Q. 그래도 FA 선언은 선수의 당연한 권리 아닌가.
A. 일단 KOVO 규약상 FA 자격요건(국내 6시즌)을 채우지 못했다. 국내에서 2008∼2009시즌을 마친 뒤 해외에 진출한 김연경은 2010년 ‘국내 리그에서 25% 이상 뛰었을 경우 한 시즌으로 인정한다’고 FA 조항을 바꿨을 때 문제를 삼지 않았다. 오히려 이 규정에 따라 FA가 아니라는 인터뷰도 했다. 그러다 터키에 가면서 바뀌었다.
Q. 터키에서 무슨 일이 있었나.
Q. 에이전트 계약은 왜 잘못인가.
A. 일단 KOVO는 에이전트를 인정하지 않는다. 게다가 이 회사가 축구 전문이라는 것도 문제다. 이 회사에서 축구 기준을 내세우고 정치권을 끌어들이면서 갈등이 생겼다. FIVB는 독자적인 결정을 내리기보다는 각 국가의 로컬 룰을 기반으로 분쟁을 조정하는 기관에 가깝다. 국제배구연맹(FIVB)은 이미 김연경의 원소속 구단(club of origin)이 흥국생명이라고 최종 결론을 내렸다. 김연경을 영입하려면 반드시 흥국생명과 협상해야 한다는 뜻이다.
Q. 김연경은 이런 결론이 ‘비밀 합의서’가 공개된 탓이라고 했다.
A. 합의서가 비밀이었다는 건 김연경의 주장이다. 김연경은 기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합의서에 직접 서명했다.
A. 맞다. 흥국생명도 지난해 터키 페네르바흐체 구단에 이적료 10억 원을 요구했다. 흥국생명은 이 돈을 유소년 배구 기금으로 기부할 계획이었다고 주장했다.
Q. 김연경이 다른 나라로 귀화하면 어떻게 되나.
A. FIVB는 자국 협회 뜻을 거슬러 귀화한 선수는 2년간 코트에서 뛸 수 없도록 하고 있다.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서 시비를 가려도 보통 2∼3년이 걸리는 재판 중에는 경기에 나설 수 없다. 또 FIVB는 이적 분쟁을 민사재판으로 해결하려는 선수와 구단 모두 제재 대상에 포함시키고 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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