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청소년 역사탐방 캠프, 26일까지 경주서 사흘간 열려
‘엘리트 나라사랑 캠프’에 참가한 어린이들이 첫날인 24일 첨성대를 찾아 신기한 듯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있다. 어린이들은 “생각보다 너무 커요” “직접 보니까 한국 역사가 더 궁금해져요”라고 활기차게 말했다. 엘리트학생복 제공
24일 오전 서울에서 경북 경주 첨성대로 가는 버스 안. 캐럴 ‘울면 안돼’에 맞춰 어린이들이 목청 터져라 노래를 불렀다. 초등학교 2학년부터 6학년까지 서울과 인천, 경기 부천의 지역아동센터 소속 취약계층 어린이와 부모 중 한 명이 외국인인 다문화가정 어린이로 구성된 50여 명이 한국 역사공부를 하러 가는 길이었다.
‘엘리트 나라사랑 캠프’는 24∼26일 열린다. 학생복 브랜드 ‘엘리트’가 올해로 9회째 개최하는 행사로 매년 역사와 문화 체험기회가 적은 소외계층의 어린이를 초대했다. 2005년 독도 캠프를 시작으로 2006년 금강산 캠프, 2007년 제주도 캠프를 열었다. 2008년에는 해외로 나가 일본 우토로를 찾았다. 2009년 충남 태안 환경캠프, 2010년 일본 오사카 금강학교 한민족 캠프, 2011년 강화도 문화재 지킴이 캠프, 2012년 중국 동북지역 한민족 역사 캠프 등으로 국내외에서 번갈아 진행했다.
어린이들은 버스 안에서 설레는 마음에 낮잠도 자지 않고 선생님과 역사 퀴즈를 풀었다. 법흥왕은 법을 정하고 불교를 공인한 왕, 신라로 나라 이름을 쓴 왕은 지증왕…. “첨성대 돌은 몇 개예요?” “누가 만들었어요?”와 같은 꽤 어려운 문제도 이어졌다. 서울에서 4시간 걸려 도착한 경주의 첨성대 국립경주박물관 포석정에서도 질문은 끊이지 않았다.
중국에서 태어나 다섯 살 때 한국으로 온 김예진 양(9)은 “중국에서 태어나 한국 역사를 잘 몰랐는데 첨성대를 직접 보니 책으로만 알았던 선덕여왕을 직접 만나보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몽골인 부모를 둔 안민아 양(10)은 “밤에 첨성대에 올라가 별을 보고 싶어요. 신라 때는 얼마나 별이 많았는지 궁금해요”라며 배시시 웃었다. TV로만 선덕여왕을 봤던 상지민 양(10)이 “예쁜 선덕여왕이 이렇게 큰 첨성대를 만들었는지 몰랐어요!”라고 외치자 선생님과 아이들 사이에서 웃음꽃이 피었다.
캠프 둘째 날부터는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아이들은 신라역사과학관을 견학하고 보문단지의 신라밀레니엄파크에서 직접 국궁을 쏘아본다. 셋째 날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석굴암과 불국사를 답사해 문화재의 위대함과 소중함을 느낀다.
권오성 ㈜에리트베이직 경영기획부 기획마케팀장은 “올해 캠프는 청소년의 역사인식이 낮다는 위기의식에 동참하는 차원에서 열었다”며 “특히 다문화 아이들이 우리 역사인식을 높이고 긍지를 가지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