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해야 하나된다/1953∼2013 정전 60년]미리보는 평화포럼 현장… ‘영 피스 리더’ 100명의 통일에 대한 생각
'전쟁과 분단을 넘어 평화와 통일로.’
경기 파주시와 동아일보, 채널A가 공동 주최하고 국방부가 후원하는 ‘제1회 캠프 그리브스 평화포럼’이 정전 60주년을 맞는 27일 경기 파주시 군내면 캠프 그리브스(옛 미군기지)에서 열린다. 대학생 100명으로 구성된 제1기 ‘영 피스 리더(Young Peace Leader)’들은 토크콘서트 형식으로 진행되는 평화포럼과 축하공연 등을 통해 평화를 이야기하고 통일을 노래하는 시간을 갖는다.
24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동아미디어센터 20층 CC큐브(교육장)에서 열린 평화포럼 오리엔테이션에 영 피스 리더들이 모였다. 난생처음 민간인출입통제구역(민통선)을 넘는다는 생각에 설레고 긴장된다는 참가자들이 적지 않았다. 캠프 그리브스는 민통선 안에 있어 군 당국의 사전 허가가 없으면 출입할 수 없다.
평화포럼에 참가할 영 피스 리더들이 제출한 지원서를 분석해본 결과 이들 상당수는 통일을 ‘한민족의 염원’보다는 ‘내 미래를 열어줄 기회’로 인식하고 있었다. ‘통일은 나에게 □이다. 왜냐하면?’이라는 질문에 참가자들은 ‘기회’나 ‘도전’이란 키워드를 가장 많이 꼽았다. 몇 년 안에 사회 진출을 해야 하는 이들은 통일된 한반도에서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역할이 많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정치학 사회학 건축학 등 각자의 전공과 꿈에 맞춰 통일시대에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일들을 준비하는 경우도 많았다. 최하빈 씨(21·명지대 정치외교학)는 “통일 후 한반도의 정치적 혹은 사회적 현상들을 조정해야 할 일이 많아질 것”이라며 “북한 인권 문제 등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아미디어그룹이 연중기획 ‘준비해야 하나 된다-통일코리아 프로젝트’에서 제시한 7대 다짐 중 첫 번째인 ‘통일 이익이 분단 비용보다 크다’란 명제에는 대부분 공감을 나타냈다. 독일이 통일 이후 어려운 시기도 겪었지만 현재 유럽연합(EU)의 리더로 자리매김한 점에 주목하는 영 피스 리더가 많았다. 선한나 씨(21·미국 미네소타대 영어영문학)는 “통일을 통해 높아질 우리나라의 위상과 안보 위협에서 벗어나게 되는 효과까지 생각하면 장기적으로 통일 이익이 훨씬 크다”고 말했다.
○ ‘분단의 상징’에서 울리는 ‘평화와 통일의 노래’
평화포럼은 27일 다채로운 프로그램과 화려한 축하공연으로 영 피스 리더들을 맞이할 예정이다. 이날 오후 2시 반부터 시작되는 포럼 1부에는 채널A의 간판 프로 ‘이제 만나러 갑니다(이만갑)’의 탈북 미녀 신은하 씨, 생생한 탈북 과정을 담은 영화 ‘48미터’의 민백두 감독, 탈북자 출신인 동아일보 주성하 기자, 북한 전문가 조동호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 등이 패널로 출동한다. ‘내가 살아본 북한’을 주제로 발표할 신 씨는 “북한의 실상에 대한 소개와 함께 ‘장기적 관점에서 통일을 생각하자’란 메시지를 전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영 피스 리더들이 패널들에게 묻고 싶은 내용을 담은 메모지를 종이비행기 형태로 접어 무대로 날리면 사회자가 무작위로 선택해 패널들의 답변을 받는 질의응답 시간도 마련됐다.
포럼 2부 행사에선 영 피스 리더들이 오리엔테이션 때 공개된 주제(남북이 하나 되기 위해 준비해야 하는 것)로 조별 프레젠테이션을 수행한다. 패널들이 현장에서 즉석 심사를 한다. 조 교수는 “거대담론 위주의 논의에서 벗어나 통일로 인해 내 삶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를 미시적으로 접근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손영일·김철중 기자 scud20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