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피아 농아인올림픽 27일 개막… 한국, 金14개 종합3위 수성 목표
소리를 듣지 못하는 농아인 육상 선수들은 신호등의 불빛에 따라 움직인다. 빨간불은 ‘제자리에(on your mark)’, 파란불은 ‘차렷(set)’을 의미하며 녹색불이 켜지면 힘차게 달려 나간다. 2009년 타이베이 농아인 올림픽에서 선수들이 신호등 사인을 기다리고 있다. 동아일보DB
‘농아(聾啞)’는 청각장애인과 언어장애인을 말한다. 데플림픽(Deaflympics)이라고 불리는 농아인 올림픽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승인을 받은 대회다. 지적장애인들이 출전하는 스페셜 올림픽과 달리 메달 경쟁이 치열한 대회다. 장애인 올림픽(패럴림픽)처럼 4년에 한 번씩 여름·겨울 대회가 개최된다. 1924년 프랑스 파리에서 1회 대회가 열렸다. 역사로만 따지면 1960년 이탈리아 로마에서 첫 대회가 열린 패럴림픽보다 36년이나 앞섰다. 외견상으로는 장애가 없는 농아인은 패럴림픽에 출전할 수 없다.
한국은 1985년 15회 로스앤젤레스(미국) 대회부터 참가했다. 1993년 17회 소피아 대회까지 3차례 농아인 올림픽에서 단 한 개의 메달도 따지 못했던 한국은 18회 코펜하겐(덴마크) 대회에서 동메달 2개를 얻은 것을 시작으로 빠르게 순위를 끌어올렸다. 가장 최근에 참가한 2009년 타이베이(대만) 대회에서는 금 14, 은 13, 동메달 7개로 러시아, 우크라이나에 이어 종합 3위에 오르는 쾌거를 달성했다.
이번 대회에는 역대 최대 규모인 세계 90개국 선수단 5000여 명이 참가해 18개 종목에서 메달을 다툰다. 한국은 선수 69명, 임원 31명, 수화 통역 15명 등 115명의 선수단이 참가해 10개 종목(육상 배드민턴 볼링 사이클 축구 유도 사격 수영 탁구 태권도)에 출전한다. 목표는 금 14, 은 12, 동메달 12개를 따 종합 3위를 유지하는 것이다. 볼링, 사격, 태권도에서 금메달 3개씩을 노리고 있다. 최근 러시아 카잔에서 열린 유니버시아드대회 남자 10m 공기권총 단체전에서 정상에 오른 김태영(23·대구백화점)은 소피아에서 대회 3연속 금메달에 도전한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