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고척돔에 프로구단을 유치하고 싶어 하지만, 접근성 문제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만만치 않다. 대한야구협회는 ‘철거된 동대문구장을 대신해 고척돔이 지어지는 만큼, 아마추어야구에 활용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사진은 건설 중인 고척돔 내부의 전경.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bluemarine007
■ 국내 첫 돔구장 ‘고척돔’ 어떻게 지어지나?
2009년 ‘하프돔’ 첫 삽…착공 후 돔 변경
‘프로 유치 입지 문제’ 비난에 공기 늦춰
서울시 “주차면 확보·구일역에 전용출구”
일방적 행정 지적엔 “야구계 의견 수렴”
고척돔은 2009년 2월 첫 삽을 떴다. 시공사는 현대산업개발. 당초 하프돔 형태로 지어질 예정이었지만, 착공 이후 서울시가 설계를 변경해 완전한 돔 형태로 바뀌었다. 개폐식이 아니라 1년 내내 천장이 덮여 있는 구조다. 총 좌석수 2만2258석에 연면적은 5만8069m². 아마추어야구의 메카였던 동대문구장이 2008년 2월 철거된 이후, 서울시가 야구계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짓기 시작한 ‘대안’이다.
당초 서울시는 고척돔을 서울 연고 3개 프로구단 가운데 한 팀의 홈구장으로 사용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돔 형태에 대한 계획이 바뀌면서 공사기간이 한 차례 늘어났고, 올해 12월까지 끝내려던 2차 계획도 다시 내년 하반기로 미뤄졌다. 이 과정에서 고척돔의 입지가 프로야구 경기를 유치하기에는 문제가 많다는 주장이 잇따랐다. 주차시설이 500대 정도에 그치는 데다, 인근이 상습적인 교통정체구역이고 대중교통도 마땅치 않다는 점에서다. 내부시설에 대한 우려도 빼놓을 수 없다. 그러나 서울시 관계자는 25일 “바로 이 부분을 개선하기 위해 공사가 늦춰진 것이다. 주변 교통과 접근성에 대한 지적이 많아 내년 12월까지 개선작업을 끝낼 생각”이라며 “모든 제반환경이 함께 완성돼야 돔 개장도 의미가 있다는 생각에 완공일을 늦췄다”고 항변했다.
● 서울시 “개장 때까지 야구계 의견 최대한 수렴”
서울시는 여전히 프로구단 유치를 최대 목표로 삼고 있다. 접근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 대안도 공개했다. 꽤 많은 예산이 추가되지만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 관계자는 “국토관리청과 논의해 인근 안양천에 1000대 규모의 주차면을 확보했다. 일본 도쿄돔의 700대보다 많다”고 밝힌 뒤 “국철 구일역에 야구장 전용 출구를 만들기 위해 코레일과도 협의하고 있다. 완성되면 역에서 야구장까지 4분밖에 안 걸린다. 잠실종합운동장역에서 잠실구장까지의 거리 정도”라고 설명했다. 그간 서울시의 일방적 행정에 비난이 쏟아진 데 대해서도 “향후 야구계와 활발하게 의견을 교환하겠다”는 전향적 방침을 밝혔다. 이 관계자는 “앞으로 개장할 때까지 1년 이상의 시간이 있기 때문에 시에서 독단적으로 결정하기보다 야구계 전체의 의견을 수렴하고 협의하겠다”며 “고척돔은 국내 최초의 돔구장이라는 장점이 분명히 있다. 프로야구단이 쓰겠다고 하면 언제라도 적극 지원할 용의가 있다. 2015년부터는 활발히 야구 경기가 열릴 수 있는 장소로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트위터 @goodgo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