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맨 되려면… 역사-문화 내공 쌓으세요”
《뜨거운 열정을 지닌 청년 취업준비생들이 한국 대표기업의 최고경영자(CEO)에게 자신의 꿈과 관련해 도전적으로 질문하고 진솔한 조언을 들을 기회. 동아일보 청년드림센터가 마련한 ‘청년드림 도시락토크-CEO와 점심을’ 프로젝트입니다. 25일 열린 첫 번째 도시락토크에서 7명의 청년은 세계 초일류기업 삼성전자의 윤부근 소비자가전(CE)부문 사장(사진)과 점심식사를 함께하며 오랜 경험에서 우러난 지혜를 배웠습니다.》
윤부근 삼성전자 사장(왼쪽 가운데)과 임직원들이 25일 경기 수원 삼성디지털시티에서 열린 ‘청년드림 도시락 토크-CEO와 점심을’ 행사에서 취업준비생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수원=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푸른색 재킷에 체크무늬 남방을 입은 캐주얼 차림의 윤부근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부문 사장은 호탕하게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사전에 페이스북, 청년드림센터 홈페이지를 통해 참가 신청을 한 수백 명 가운데 최종 선발된 7명은 홍가영(25·여·세종대 신문방송) 송대현(25·경북대 경제통상) 하슬기(24·여·고려대 생명정보공학 졸업) 조규웅(25·단국대 전자공학) 장두영(24·한국기술교육대 메카트로닉스공학) 이민영(23·여·숙명여대 가족자원경영) 김형석 씨(24·우송대 커뮤니케이션디자인). 대학 졸업을 앞두고 있거나 갓 졸업한 청년들이다.
25일 점심시간에 경기 수원시 삼성디지털시티 VIP식당에서 열린 도시락토크에서 이들은 곧 긴장을 풀고 윤 사장에게 질문공세를 퍼부었다. 다양한 전공만큼이나 질문도 가지각색. 특히 삼성전자 취업을 준비하는 이들이라면 체면 가리지 않고 묻고 싶은 ‘돌직구형’ 질문이 많았다.
○ “기술만으로는 제품 팔 수 없는 시대”
“삼성그룹 직무적성검사(SSAT)가 꼭 필요한 시험입니까?” 하슬기 씨가 첫 질문을 던졌다. 엔지니어, 디자이너, 마케터 등 직종에 따라 필요한 역량이나 전공이 각각 다른데 획일적 직무적성검사를 꼭 치러야 하느냐는 물음이었다.
바통을 이어받은 홍가영 씨는 “이 자리에 참석하지 못한 많은 대학생을 대표해서 묻는다. 어떻게 하면 삼성전자에 입사할 수 있느냐”고 말했다. 이에 윤 사장은 “SSAT 합격자는 성적순으로 위에서부터 끊고 과목별 과락도 있는 걸로 알고 있다”며 “그 부분은 순전히 개인의 몫이라 도와줄 수 없지만 면접을 잘 보는 팁은 줄 수 있다”고 했다. 그가 말한 ‘면접에서 살아남는 비법’은 긍정적 사고와 열정.
윤 사장은 “면접장에 들어오는 순간부터 말하는 태도를 보면 긍정적인 사고를 가졌는지, 열정은 있는 사람인지 면접관들의 눈에 들어온다”며 “SSAT 성적이 아무리 우수해도 사고 자체가 부정적이거나 열정이 부족해 보이면 탈락시킨다”고 귀띔했다.
○ “절대 핑계 대지 마라, 답은 분명히 있다”
윤 사장은 삼성전자 사장이기에 앞서 인생 선배로서 아낌없는 조언을 했다. 편도샘 수술 부작용으로 성악가의 꿈을 접고 올해 뒤늦게 경북대 경제통상학부에 편입한 송대현 씨. 그가 ‘실패를 극복하는 비법’을 묻자 윤 사장은 ‘울릉도 섬소년’ 출신으로 삼성전자 사장에 오르기까지 겪은 세 번의 시련을 소개했다.
두 번째 시련은 삼성전자에 입사한 뒤에 찾아왔다. 과장 시절 상사와 잦은 마찰 끝에 사표를 냈던 것. 인사담당 임원이 “삼성전자는 앞으로 세계시장을 제패할 것이니 조금만 참으라”고 만류해 겨우 버텼다. 윤 사장은 “그때만 해도 ‘설마 삼성전자가 세계 1위가 되겠어’라는 생각으로 반신반의했는데 그게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고 회상했다.
세 번째는 2000년대 초반 TV사업부에서 일할 때다. 당시만 해도 삼성전자를 비롯한 한국 전자업체들의 기술력은 세계시장에서 한참 뒤처져 있었다. 그는 “브라운관이 TV 기술의 전부인 줄 알았던 때라 후발주자인 삼성이 세계 1위가 되는 것이 불가능할 줄 알았다”며 “아무리 노력해도 안 돼 좌절할 때쯤 액정표시장치(LCD), 플라스마디스플레이패널(PDP) 등 우리 같은 신생업체가 승부해볼 만한 신기술이 나오더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임원이 되는 게 꿈’이라는 조규웅 씨는 “삼성전자 임원은 어떤 역량을 갖춰야 하느냐”고 물었다. 윤 사장은 “‘무조건 된다’는 주인의식을 갖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지금 눈앞에 보이는 현실이 다가 아니다”라고 거듭 강조하면서 “보이지 않는 세상이 훨씬 크기 때문에 불가능이란 없다”고 했다. 윤 사장은 “나의 부하 직원들은 웬만해서는 ‘안 된다’는 말을 하지 않는다. 그 말을 꺼내는 순간 내가 ‘무조건 되게 하라’고 말할 걸 알기 때문”이라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안 될 것 같은 일을 되게 하는 순간 남과의 차별화에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어떤 일이든 한 번 실패했다고 좌절하지 마세요. 도무지 해결되지 않는다고 핑계를 대지도 마세요. 아직 젊으니 돌아서서 다시 시작하면 됩니다. 여러분에게 그 말을 꼭 해주고 싶었습니다.” 윤 사장이 7명의 점심식사 파트너에게 전한 마지막 메시지였다.
▼ 다음 초청자는 최현만 미래에셋생명 부회장입니다 ▼
최 부회장과 청년드림센터는 지원자의 창의성과 도전정신 등을 고려해 점심 파트너 7명을 뽑아 8월 13일 서울 중구 수하동 미래에셋 센터원 빌딩으로 초대합니다. 최 부회장과 점심식사를 함께하고 싶은 청년 구직자는 7월 29일부터 8월 6일까지 청년드림센터 홈페이지(www.yd-donga.com)에 ‘이 CEO와 점심을 먹어야 하는 이유’ 및 간단한 자기소개 등을 올려주시면 됩니다. 도시락 토크 파트너들의 명단은 8월 9일 청년드림센터 홈페이지에 공개합니다. 뜨거운 열정을 가슴에 품은 청년 구직자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랍니다.
수원=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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