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라인을 불법으로 중단시킨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전 노조 간부에게 “회사에 1억 원을 배상하라”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현대차에서 발생한 라인 중단 행위에 대해 법원이 당사자에게 직접 배상하라고 판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차는 3월 울산공장에서 안전사고 발생 가능성이 있다고 보기 힘든 상황에서 노조 간부가 170분간 생산라인을 무단으로 중지시켜 차량 30대를 생산하지 못하자 19억 원 상당의 손실을 봤다며 울산지법에 소송을 제기했다. 1억 원은 전체 손실액에 훨씬 못 미친다. 현대차는 손실액 19억 원 중 18억 원은 차종별 원가 등 비밀보호를 위해 회사가 감수하고 고정비용에 대해서만 배상을 청구했다.
그동안 현대차 노조는 라인 중단을 종종 쟁의수단으로 써먹었다. 안전사고나 설비 고장 때는 당연히 라인을 멈춰야 하지만 무리한 주장을 하며 과도하게 대응한 때가 적지 않았다. 회사 측은 무단 라인 중단에 대한 소송을 제기했다가도 임금이나 단체협상 과정에서 합의해 취하해 주곤 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소송을 취하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세우고 5건의 형사소송과 2건의 민사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그중 1건의 민사소송에 대한 판결이 난 것이다. 현대차는 이른바 ‘희망버스’ 폭력사태에 대해서도 민주노총과 비정규직지회에 2억 원 상당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회사가 손해배상과 가압류를 남용해 노조의 정당한 쟁의를 막는 것은 문제다. 천문학적인 손해배상소송으로 노조를 길들이려 하거나 괴멸을 노려서도 안 된다. 하지만 일부 강성노조들은 법 절차가 까다롭고 파업 동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이유로 툭하면 생산라인을 세우고 불법파업을 한다. 노조가 법만 제대로 지키면 파업을 해도 손해배상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각종 불법 시위와 업무방해에 대해 책임을 묻지 않으면 생산현장에서 법치를 바로 세울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