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토 前도쿄대 교수 연구팀 논문화상 합성-삭제 등 조작 무더기 적발
조사위는 지난해 1월 ‘데이터 가공 의혹이 있다’는 외부의 지적을 받고 가토 교수 연구팀이 1996∼2011년 동안 발표한 165편의 논문을 조사했다. 그 결과 뼈 조직 실험 화상에 호르몬 조직 실험 화상을 합성하는 등의 조작이 대거 발견됐다. 일부 화상은 조작을 위해 삭제하기도 했다. 조사위는 43편의 논문을 철회하고 그중 10편에 대해선 정정을 명령하기로 결정했다. 가토 전 교수도 문제를 시인하고 논문 철회를 받아들였다.
지난해 1월 조사위가 논문 조작 여부에 대해 조사를 시작하자 가토 교수는 “감독 책임을 인정한다”며 두 달 뒤 사표를 제출했다. 1년 반 뒤 조작 의혹은 사실로 판명됐다. 조사위는 추가 검정을 거친 후 최종 결과를 확정해 발표할 계획이다. 이 경우 가토 교수 연구팀은 문부과학성 등으로부터 지원받은 연구비의 일부 혹은 전부를 반환해야 한다.
가토 전 교수는 일본을 대표하는 분자생물학자로 유명 잡지에 다수의 논문을 발표해왔다. 일부 연구에서는 정부로부터 20억 엔(약 223억 원) 이상의 공적 연구비를 받기도 했다. 조작됐다고 조사된 논문에는 20명 이상의 연구자가 참여했다. 이 때문에 해당 논문을 통해 박사학위를 받은 학생은 학위가 취소될 가능성이 높다.
가토 전 교수는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직접 화상작업을 하지는 않았지만 부정이 있었던 것은 틀림이 없다. (화상작업을 한) 연구실 멤버를 믿은 게 문제였다. 나의 감독 책임이 크다. 지적된 논문은 철회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일본 학계에서는 논문 조작이 지속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2005년 오사카대 연구팀이 의학 논문의 실험 영상 데이터를 조작해 문제가 됐다. 2012년에는 도호(東邦)대 전 부교수가 20년에 걸쳐 발표한 논문 약 170편이 날조로 판명되기도 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