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생자 대다수 산티아고 순례객
스페인 서북부의 갈리시아 지역에서 성지순례에 나섰던 탑승객이 탄 열차가 탈선해 최소 78명이 숨지고 143명이 부상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부상자 중 중상자도 20명이 넘어 사망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BBC에 따르면 24일 오후 8시 41분(현지 시간) 수도 마드리드를 떠나 서북부 페롤로 가던 고속철 열차가 산티아고데콤포스텔라 중앙역을 4km가량 남겨둔 지점에서 선로를 이탈했다. 이 사고로 객차 대부분이 탈선해 옆으로 쓰러지거나 전복되면서 승무원과 승객 251명 중 221명이 숨지거나 다쳤다. 갈리시아 주 법원 관계자는 “잠정적인 수치지만 현재까지 탈선 현장에서 시신 73구를 수습해 임시 안치소로 옮겼다. 병원으로 이송된 5명이 추가로 숨졌고, 143명이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산티아고데콤포스텔라는 해마다 약 600만 명의 순례객이 몰려드는 유명한 성지로 예수의 열두 제자 중 한 명인 야고보의 무덤이 있어 한국인도 많이 찾는다. 세계 각지에서 온 수많은 순례자들은 야고보가 복음 전파를 위해 걸은 천 년 이상 된 순례길 ‘카미노 데 산티아고(산티아고의 길)’을 횡단한다.
이번 사고는 1972년 세비야 인근에서 열차 탈선으로 77명이 사망한 사고 이후 스페인에서 발생한 최악의 열차 사고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채널A 영상]스페인 열차 탈선 최소 80명 사망…사고 순간 공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