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류현진. 스포츠동아DB
■ 류현진 신시내티전 투구 분석
직구 구위 살아나자 변화구 위력 더해
좌타자 상대로도 체인지업 적극 활용
변화무쌍한 볼배합 타자들 허 찔러
LA 다저스 류현진(26)이 28일(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신시내티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2안타 1홈런 1볼넷 1실점의 완벽투로 시즌 9승째(3패)를 챙겼다. 삼진을 9개나 솎아내며 메이저리그 통산 100탈삼진을 돌파(총 105개)했다. 직전 등판이었던 23일 토론토전에서 5.1이닝 4실점으로 다소 부진했지만, ‘살아난 직구’를 직구를 바탕으로 위력을 과시했다. 직구의 구위가 올라오자 변화구의 각도 예리해졌다. 신시내티 타자들의 방망이는 류현진의 공을 따라다니기에 급했다. 볼 배합에도 변화를 줬다. 경기를 앞두고 얼마나 철저히 준비했는지를 보여준다.
투구의 기본은 직구다. 직구가 강해야 변화구의 위력도 배가된다. 류현진은 신시내티전에서 시속 153km의 빠르고 힘 있는 직구를 던졌다. 메이저리그에서 손꼽히는 타자인 조이 보토를 3회 직구 4개로 루킹 삼진 처리한 장면은 이날의 백미였다. 직구가 살아나자 명품 체인지업이 빛을 발했다. 24타자를 상대하면서 11개의 땅볼과 9개의 삼진을 잡아냈는데, 체인지업으로만 땅볼 7개와 헛스윙 삼진 3개를 유도했다.
흥미로웠던 대목은 류현진이 좌타자를 상대로도 체인지업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는 점이다. 대개 좌투수는 우타자를 상대로는 체인지업, 좌타자를 상대로는 슬라이더로 승부를 한다. 타자 바깥쪽으로 변화하는 볼이 땅볼이나 헛스윙을 이끌어내기에 용이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류현진은 이날 역으로 타자들을 공략했다. 좌우에 상관없이 직구와 3가지의 변화구를 적절히 섞어 타자들의 타이밍을 흔드는 데 주력했다.
● 기존 틀을 깬 볼 배합의 승리
앞선 경기들에서 나타난 류현진의 투구성향을 분석하고 타석에 들어섰던 신시내티 타자들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추신수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3회 2구째 체인지업을 건드려 1루수 땅볼로 물러난 상황에 대해 “볼카운트(1B-0S)도 그렇고, 좌타자들을 상대로 류현진이 체인지업을 잘 던지지 않는데 의표를 찔렸다”고 밝혔다. “6회 삼진을 당할 때 스트라이크존으로 오다 뚝 떨어지는 커브 역시 평소에는 잘 볼 수 없는 구종이었다”고 덧붙였다. 기존과 다른 볼 배합으로 상대 타자들의 허를 찔렀다는 얘기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트위터 @hong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