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전 60년… 韓-美-北-中의 7·27]4국 4색 표정
■ 20년만에 전승일 열병식
핵배낭? 위장전술? 북한이 27일 6·25 정전일(북한은 전승절로 주장) 60주년 열병식에서 공개한 ‘방사능 표시’ 부대. 이들이 앞에 멘 핵배낭은 일종의 전술핵무기이지만 위장전술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사진 출처 조선중앙TV
《 6·25전쟁이 유엔군과 북한, 중국군 간의 협정으로 끝난 지 60년. 정전협정 기념일인 27일 박근혜 대통령은 참전국에 대한
깊은 감사를 표하며 북한에 핵을 포기하고 평화의 길로 나서길 촉구한 반면 북한은 전술핵무기에 속하는 핵배낭 등 신무기 과시에
바빴다. 미국은 그 어느 때보다 성대한 기념식을 열어 6·25전쟁을 “승리한 전쟁”이라고 천명했고 정전협정의 또 다른 당사자인
중국에선 6·25전쟁 참전 후회론이 일고 있다. 정전협정 60주년을 맞아 남북한과 미국 중국의 각기 다른 표정을 전한다. 》
27일 북한이 6·25 정전일(북한은 전승절로 주장) 60주년을 맞아 진행한 열병식에서 ‘방사능 표시’를 한 부대가 눈길을 모았다.
핵배낭? 위장전술? 북한이 27일 6·25 정전일(북한은 전승절로 주장) 60주년 열병식에서 공개한 ‘방사능 표시’ 부대. 이들이 앞에 멘 핵배낭은 일종의 전술핵무기이지만 위장전술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사진 출처 조선중앙TV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진행된 이날 열병식에는 가슴에 ‘방사능 표시’를 달고 배낭을 멘 부대가 처음으로 등장했다. 지난해 4월에도 같은 복장의 부대가 있었으나 가슴에 방사능 표시는 없었다. 군 관계자는 “올해 핵무기의 ‘경량화, 소형화’에 성공했음을 홍보해온 북한이 핵배낭을 개발했음을 과시하려는 목적일 것”이라며 “가짜 핵배낭으로 위장만 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핵배낭이란 배낭 형태에 무게 30∼50kg의 핵무기를 담아 사람이 목표 지점으로 운반해 폭발시키는 전술핵무기 중 하나다. 방사성물질과 재래식 폭탄을 결합시켜 방사능 오염을 유발하는 ‘더티밤(dirty bomb)’도 핵배낭이 될 수 있다. 일부 대북 소식통은 북한이 2011년 핵배낭 부대를 창설했다고 주장했으나 실제 여부는 한 번도 확인된 바 없다. 이날 조선중앙TV 아나운서도 방사능 표시 부대의 명칭과 역할에 대해 아무런 설명을 하지 않았다. 주한미군에 배치됐던 핵배낭은 1990년대 초반 철수했다. 열병식에는 북한이 그동안 공개한 적이 없던 경량 공격헬기 H-500(한국 육군의 500MD와 동일 모델)도 등장했다. 북한은 미국산인 이 헬기를 유사시 피아 식별에 혼선을 주기 위한 목적으로 동유럽권에서 밀수한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이 정전일에 열병식을 한 것은 1993년 이후 20년 만이다. 지난해 4월 15일 김일성 100회 생일(태양절)에 맞춘 열병식에 비해서는 동원된 병력과 장비의 규모가 줄었다. 군 당국은 지난해 병력 1만5000명과 장비 800여 대가 동원된 것에 비해 올해 열병식은 병력 1만3000명에 장비도 400여 대가 동원되는 데 그쳤다고 밝혔다. 지난해 열병식 때 얼룩무늬로 공개한 KN-08 장거리 탄도미사일은 회색 페인트를 칠한 모습으로 등장했다. 이날 열병식이 끝난 뒤엔 실신해 동료들에게 업혀 나가는 북한 병사 모습도 포착됐다.
한편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는 이날 행사 취재를 위해 평양을 찾은 외국 기자들과 접촉했으나 별다른 말을 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홍콩의 봉황TV 기자가 ‘중국 인민들에게 몇 마디 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기습 질문을 던졌으나 별 다른 대답 없이 미소를 짓고 손을 흔들었다고 한다.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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