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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 30대 여성 실종… ‘내연관계 경찰’ 수배령

입력 | 2013-07-29 03:00:00

“경사 만나러…” 나간뒤 5일째 연락끊겨
‘경찰 용의자’는 조사받고 종적 감춰




전북 군산 30대 여성 실종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된 경찰관이 경찰조사를 받고 풀려난 뒤 종적을 감췄다.

28일 전북 군산경찰서에 따르면 이모 씨(39·여)는 24일 오후 7시 50분경 군산경찰서 모 파출소에 근무하는 A 경사(40)를 만나러 간다며 군산시 미룡동 집을 나선 뒤 연락이 끊겼다. 이 씨가 집에 돌아오지 않자 함께 사는 언니(42)가 25일 오후 4시 반경 군산경찰서 방범과에 가출신고를 했다. 언니는 동생이 만나러 간 사람은 A 경사라며 둘이 내연 관계라고 신고했다. 가족들은 이 씨가 임신 중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씨는 몇 년 전 이혼했으며 A 경사는 기혼자다.

실종사건 수사팀은 이날 오후 5시경 파출소에서 근무하던 A 경사를 불러 참고인 조사를 벌였다. A 경사는 경찰에서 “이 씨가 24일 만나고 싶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냈지만 무시했다. 1년 전 사건 때문에 알게 됐다. 10일 전에 한 번 만났지만 그 후 본 적이 없다”고 진술했다. A 경사는 조사가 밤 12시를 넘어가자 참고인의 경우 당사자가 원하지 않으면 야간조사를 할 수 없다는 점을 들어 “보내주지 않으면 강압수사로 고소하겠다”고 항의했다. A 경사는 조사 당시 얼굴에 난 상처에 대해 묻자 “손톱자국 모양의 상처는 낚싯바늘에 다친 것이고 눈 밑 상처는 낚시하다가 나무에 긁힌 것”이라고 진술했다. 경찰은 A 경사로부터 휴대전화와 차량 블랙박스 메모리카드를 임의제출 형식으로 받은 뒤 돌려보냈다. A 경사는 26일 재소환 조사가 예정돼 있었지만 무단결근하고 종적을 감췄다. 경찰이 용의자가 현직 경찰관이란 이유로 진술만 믿고 안이하게 초동수사를 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경찰은 이날 고속도로 나들목 폐쇄회로(CC)TV를 통해 A 경사가 자신의 쏘렌토 차량을 몰고 강원 영월군으로 간 것을 확인했다. 쏘렌토 차량은 이날 오후 2시 40분경 영월군 모 대학 인근 다리 밑에서 발견됐다. 이후 A 경사는 영월 대전 전주를 거쳐 군산으로 돌아온 것으로 확인됐다. 군산에서 회현면으로 택시를 타고 이동한 이후 행적이 묘연하다.

경찰이 A 경사로부터 임의 제출받은 차량 블랙박스에는 임의로 지워진 대목이 있었다. 경찰이 이를 복원한 결과 이 씨가 실종된 당일 밤인 24일 오후 9시 40분경 어디선가 차량이 정차했고, 누군가가 삽 형태의 도구를 들고 차 앞을 지나가는 모습이 찍혀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지나가는 사람이 A 경사인지 확인하기 어렵지만 정황상 A 경사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4월 이후 A 경사의 휴대전화 통화 명세에선 이 씨와의 통화기록이 없었지만 파출소 일반전화로 이 씨에게 통화한 적이 있는 것을 확인한 상태다. 경찰은 체포영장이 발부된 A 경사의 수배전단을 전국에 배포했다.

군산=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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