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1-2로 패한 한국 선수들이 답답한 표정으로 퇴장하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붉은 악마는 28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13 동아시안컵 한국과 일본의 마지막 경기에서 후반전 응원을 하지 않았다.
1-1로 비긴 채 시작한 후반전 내내 잠실벌에는 일본을 응원하는 울트라닛폰의 북소리만 크게 울렸다. 간간히 일반 팬들이 파도타기 응원과 '대~한민국'을 외쳤지만, 붉은 악마가 자리 잡은 응원석은 조용했다.
이날 붉은악마가 준비한 대형 배너는 총 3개였다. 하나는 이순신 장군과 거북선이 그려진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안중근 의사가 그려진 대형 배너였다. 마지막이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문구의 배너였다. 경호원들은 세 번째 배너를 실랑이 끝에 철거했다.
이에 붉은 악마는 SNS(소셜내트워크서비스)를 통해 '붉은 악마 서울지부는 동아시안컵 한일전 후반전 응원을 보이콧합니다. 이유는 대한축구협회가 위 걸개를 지속적으로 강제 철거하기에 더 이상 대표팀을 응원할 수 없습니다'라는 공식입장을 밝혔다.
협회 측은 "정치적 문구가 담긴 배너는 문제가 될 수 있다. 우리 측에 제재가 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일본축구협회는 한국 측에 배너 문구가 '정치적'이라며 국제축구연맹에 제소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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