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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비에서]31일 정명훈의 아시아필 연주회, 애호가들 발만 동동 구르는 이유

입력 | 2013-07-30 03:00:00


해마다 여름이면 찾아오는 지휘자 정명훈의 아시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연주회가 올해는 꼭꼭 숨었다. 티켓 예매 사이트에는 이 연주회가 아예 없고, 예술의전당 홈페이지의 공연 일정을 꼼꼼히 살펴봐야 찾을 수 있다.

올해 아시아필 연주회는 31일 오후 8시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하지만 일반 관객은 표를 살 수 없다. 교보생명 주최로 교보생명 고객 1500명만을 대상으로 하는 전석 초대 공연이기 때문이다.

정명훈이 세계 유수의 오케스트라에서 활약하는 아시아 연주자들과 함께 1997년 창단한 아시아필은 2000년대 들어 재정적 이유로 별다른 활동을 벌이지 않다가 2006년부터 매년 음악회를 열어왔다. 지난해에는 유니세프와 손잡고 일본 도쿄(東京)와 후쿠오카(福岡), 서울에서 공연했고, 올해는 서울 공연에 앞서 29일 도쿄, 30일 히로시마(廣島)에서 연주한다. 도쿄 산토리홀 공연 티켓은 4000∼1만2000엔에 팔렸다.

다이신 가지모토(大進견本) 베를린필 악장, 유키 얀케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악장을 포함해 빼어난 연주자들이 참여하는 데다 올해 프로그램이 바그너의 탄호이저 서곡, 트리스탄과 이졸데의 서곡 및 ‘사랑의 죽음’, 브람스 교향곡 4번으로 화려하다. 하지만 티켓을 구하려는 몇몇 음악 애호가들만 발을 동동 구를 뿐이다. 수준 높은 연주 기량, 아시아 화합의 장을 이루겠다는 의미만으로는 한국 공연 객석을 채우기 어려운 탓일까. “이름 난 스타 솔리스트와 유명 오케스트라에만 관객이 쏠리는 얄팍한 한국 클래식 문화의 단면”이라고 안타까워하는 한 음악 애호가의 한숨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